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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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2031년까지 착공하는 재건축·재개발 물량은 31만2000가구다. 이 과정에서 기존 주택 22만6000가구가 헐리지만 이미 이주를 마친 사업장을 빼면 앞으로 집을 구해야 하는 규모는 9만8000가구에 달한다. 서울시는 이주가 특정 시기에 몰리면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최대 1년 늦춰 이주 시기를 조정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도 멸실과 신규 공급 시기를 맞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멸실과 신규 공급 시기를 맞추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11일 국회에서 “이주가 단기간에 집중되면 부작용이 큰 만큼 철거와 신규 공급 시기를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가 민간 용적률 상향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 온 것도 기존 주택을 먼저 철거할 경우 단기적으로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주 수요를 흡수할 물량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정부는 지난 5월 22일 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향후 2년간 수도권에 매입임대주택 9만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6만6000가구는 토지거래허가구역과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서울 전역과 경기 시·군에 배정했다. 지난달 ‘8·13 공급 대책’에도 정비사업 이주 지원 방침이 포함됐지만, 구체적인 지원 방식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서울시는 이주 계획을 사전에 제출받아 분산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이주 시기와 규모를 파악해야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올해 이주 예정 구역을 대상으로 매달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전·월세 가격 동향과 자치구별 실거래가를 함께 모니터링하는 체계도 가동 중이다. 서울과 인접한 10개 시의 수급 상황도 함께 살피고 있다.

사업 유형별로 이주 양상도 다르다. 재개발은 다세대·다가구 등 저층 주택 비중이 높아 이주 가구가 신규 아파트로 이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이주 기간도 길어 자연스럽게 분산되는 경향이 있다. 과거에는 서울 외곽으로 이동하는 수요도 적지 않았다. 반면 재건축은 가족 단위 이주가 많아 기존 생활권 내 아파트를 유지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송파구·가락동 일대 이주 수요가 하남 등 인근 지역으로 이동하는 식의 분산이 이뤄지고 있다.

시장 불안이 커질 경우 이주 시기 조정 카드도 활용될 수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관리처분계획 인가 시기를 최대 1년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다. 대상은 2000가구 이상 대단지다. 강남구 개포지구 재건축 당시에도 이주 속도를 조절한 사례가 있다.

유오상/강영연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