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조감도. 한남3구역 조합 제공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조감도. 한남3구역 조합 제공
서울 최대 재개발 사업인 용산구 한남3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5970가구 규모 단지의 커뮤니티 시설을 설계 단계부터 호텔 운영사에 맡기기로 했다. 특화 설계 기획부터 입주 후 위탁 운영까지 한 업체가 일괄 수행하는 방식으로, 조합이 관련 업체 선정에 나선다. 지난 4월 통합심의를 접수해 연내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어 설계 도면에 운영 방식을 반영할 수 있는 시점이다.

조합은 15일 커뮤니티 시설의 특화 설계와 향후 위탁 운영을 연계해 수행할 전문업체 선정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동선과 공간 배치, 조경·외부공간 특화 등 기획 단계부터 호텔 운영 경험을 반영하고, 동일 업체가 입주 이후 서비스 운영 기준(SOP) 수립과 관리까지 맡는 구조다. 시공사가 제안한 설계를 확정한 뒤 입주 무렵 운영사를 따로 선정하던 기존 방식과 차이가 있다.

절차를 바꾼 배경에는 시설과 운영의 분리로 인한 비효율이 있다. 그동안 프리미엄 아파트 시장은 커뮤니티의 규모와 외관 확대에 집중해 왔지만, 입주 후 비전문적 관리로 시설이 방치되거나 운영비와 서비스 수준을 둘러싼 갈등이 반복됐다. 조합은 설계와 운영을 일체화해 초기 시행착오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조합 관계자는 “커뮤니티의 가치는 시설 규모가 아니라 입주민이 체감하는 서비스의 질에 있다”며 “전문 설계와 하이엔드 운영 노하우를 결합해 주거 만족도와 자산 가치를 동시에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한남3구역은 서울 재개발 사업장 가운데 최대 규모다. 용산구 한남동 일대에 지하 7층~지상 22층, 127개 동, 5970가구(임대 1020가구 포함)로 조성된다. 대지면적은 38만6364㎡, 판매시설은 7만2000㎡다. 공사비는 1조7737억원(3.3㎡당 546만원), 총사업비는 약 7조원이다. 조합원은 3800여 명이며, 2023년 10월 이주를 시작해 지난해 2월 철거에 들어갔다. 지난 4월 30일 건축·교통·환경 통합심의를 접수했고, 통과 시 연내 착공해 2029년 입주를 목표로 한다. 시공사는 현대건설, 단지명은 ‘디에이치 한남’이다.

전문 운영사가 커뮤니티를 맡는 방식은 하이엔드 주거 시장에서 확산되는 추세다. 341가구 규모의 나인원한남은 호텔 운영 역량을 접목한 대형 클럽하우스를 운영 중이다. 오피스텔 651실의 목동윤슬자이는 조선호텔앤리조트와 위수탁 계약을 맺고 약 3000평 규모의 웰니스 시설을 도입할 예정이다. 47층에는 와인 저장고와 게스트하우스, 업무 공간을 갖춘 스카이 커뮤니티가 들어선다. 조합은 국내 최상위급 호텔 및 리조트 운영사들이 이번 선정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사들도 브랜드형 커뮤니티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도서관·영화관·피트니스 프로그램을 결합한 ‘H 컬처클럽’을 ‘디에이치 방배’에 적용한다. SK에코플랜트는 ‘드파인 연희’에 북클럽을, 삼성물산은 ‘래미안 라클래시’에 자녀 진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다만 운영 주체가 대부분 시공사였던 기존 사례와 달리, 한남3구역은 조합이 직접 운영사를 선정하고 설계 단계부터 참여시킨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특히 5970가구 규모로 나인원한남의 17배에 달하는 대단지라는 점도 주목된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