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과원-프리사이트 업무협약식. 경과원 제공.
경과원-프리사이트 업무협약식. 경과원 제공.
중동 정세 불확실성 속에서도 경기도가 도내 인공지능(AI)·딥테크 기업의 중동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이 안정되기를 기다리기보다 UAE 대형 투자자와의 협력망을 먼저 구축해 '중동 머니'를 경기도 기업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은 16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UAE 투자유치설명회(ADIF Seoul)'에서 UAE AI·빅데이터 기업 프리사이트(Presight)와 투자 및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김현곤 경과원장과 토마스 프라모테담 프리사이트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했다. 프리사이트는 UAE 아부다비에 본사를 둔 글로벌 AI·빅데이터 기업으로, UAE 국부 AI그룹 G42의 상장 계열사이며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도내 기업의 중동 진출과 현지 자본 유치를 동시에 추진하는 데 있다. 경과원이 유망 AI·첨단기술 기업을 발굴해 프리사이트에 추천하면, 프리사이트는 이들 기업을 액셀러레이터와 투자 프로그램에 연계하는 방식이다.

특히 프리사이트가 운용하는 1억달러 규모 펀드와 도내 기업의 투자 연계를 추진하며, 선정된 기업은 G42 계열사와 협업하고 글로벌 투자자 연결망을 활용해 투자 유치에 나설 수 있다.

협력은 투자 유치에 그치지 않는다. UAE 현지에서 기술을 검증할 수 있는 실증(PoC)과 사업화 기회도 함께 발굴해, 기술력을 갖춘 국내 AI·딥테크 기업이 현지 실증을 거쳐 투자와 사업 수주까지 이어지는 진출 경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경과원은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이 커진 상황에서도 시장 개척을 늦추지 않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단기적 불확실성보다 AI와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중동 투자시장에 주목하고 있으며, UAE의 대형 자본과 기술기업 연결망을 미리 확보해야 향후 시장 확대 국면에서 경기도 기업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경과원은 이번 협약을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기업 간 실질적 협력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하반기에는 도내 AI·딥테크 기업과 중동 기업·투자자를 연결하는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도 추진한다. 투자자와 기업을 단순히 이어주는 방식에서 나아가, 기술 수요를 가진 현지 기업과 경기도 기업을 짝지어 공동 사업과 실증, 투자까지 끌어내는 방식이다.

성과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 도내 AI기업 디토닉은 올해 경기도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프리사이트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 선정돼, 프리사이트와 G42의 글로벌 연결망을 활용한 해외 사업과 투자 유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협약식 이후 열린 기업 간담회에는 디토닉을 비롯해 긱스로프트, 플렉셀스페이스, 메디아이플러스, 다비다, 아이티원 등 도내 혁신기업이 참여해 보유 기술과 사업모델을 소개하고, 프리사이트의 투자 프로그램과 글로벌 연결망을 활용한 중동시장 진출 방안을 논의했다.

경과원과 프리사이트 대표단은 국내 투자·산업계와 UAE 자본을 잇는 작업도 이어간다. 17일에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산업은행(KDB), KB인베스트먼트, 한화비전 등을 잇달아 방문해 국내 AI기업 투자와 기술·사업 협력, AI·영상기술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경과원은 '인베스트 경기(INVEST 경기)' 등을 통해 발굴한 AI·딥테크 기업도 프리사이트 투자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연결해, 기업별로 UAE 현지 실증과 사업화, 투자 유치를 지원함으로써 중동 자본이 실제 도내 기업 투자로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경과원의 중동 공략은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지난해 두바이에서 열린 중동 최대 스타트업 전시회 'Expand North Star 2025'에 도내 혁신기업과 함께 참가해 현지 투자자 연결망을 확보한 데 이어, 올해는 프리사이트와 협력체계를 구축하며 연결망 확보 단계에서 투자·실증·사업화 단계로 전략을 넓히고 있다.

김현곤 경과원장은 "대외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미래 성장시장을 선제적으로 개척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프리사이트의 액셀러레이터와 투자 프로그램, 글로벌 연결망을 활용해 도내 기업의 투자 기회를 넓히고 중동시장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정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