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준 연세대 마취통증의학과 교수가 시집 <푸른 고요에 우뚝 서다>를 펴냈다. <착하고 아름다운>과 <사람과 사물에 대한 예의>에 이은 세 번째 시집이다.
이번 시집에는 김 교수가 30여 년 동안 바닷속을 누비고 다닌 흔적이 담겼다. 그는 한국은 물론 필리핀, 몰디브, 인도네시아, 팔라우, 멕시코, 에콰도르, 코스타리카 등 전 세계 여러 바다를 찾았고 그곳에서 고래상어와 만타, 해마와 상어, 산호와 작은 물고기를 만났다.
김 교수는 바다 아래 경험을 시와 사진으로 엮어 수중시화집을 냈다. 그는 바닷속 생명들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상처와 공생, 생존과 사랑을 바라보며 인간의 삶을 반추했다. 시집에는 최성순 사진작가의 사진도 함께 실렸다.
<푸른 고요에 우뚝 서다>는 8개국 바다에서 느낀 점을 국가별로 분류했다. 인도네시아 편에서는 ‘신뢰의 힘’이라는 시도 들어있다.
새우망둥은/ 망을 보고 장님새우는/ 굴을 지키고 둘은 그렇게/ 같은 굴 한 지붕 아래/ 다정히 살아간다 망둥의 꼬리와 새우의 더듬이를/ 이어주는 저 굳건한 믿음 세상/ 두려울 것이 없다
프롤로그에는 김 교수가 잠수에 빠진 계기를 소개하고 있다. “흡입마취제가 쥐 심장 근육 수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하던, 어느 토요일 오후, 인터넷 검색 도중 우연히 발견한 ‘질소마취’. 수심 40미터 이상 잠수를 하면, 공기통 속의 질소에 의해 마취 상태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중략) 당장 강습을 예약하고, 일사천리로 교육을 받은 후, 한 달 후에 내 손에 쥐어졌던 잠수 자격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