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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베낀 거 아니에요?"…모방과 트렌드의 경계선 [지식재산의 광장]
자칫 구속될 수도 있는 '데드 카피'
포장·인테리어는 '브랜드'로 각인돼야
'업계 통용·아이디어' 보호 어려워
포장·인테리어는 '브랜드'로 각인돼야
'업계 통용·아이디어' 보호 어려워
한경 로앤비즈의 'Law Street' 칼럼은 기업과 개인에게 실용적인 법률 지식을 제공합니다. 전문 변호사들이 조세, 상속, 노동, 공정거래, M&A,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 이슈를 다루며, 주요 판결 분석도 제공합니다.
최근 식품·패션업계에서는 '미투(Me-too)' 상품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베낀 것 같다'는 인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어디까지가 용인되는 '트렌드'이고, 어디서부터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모방'인가, 그 경계선은 실무에서 늘 첨예하게 다투는 지점이다.
구속으로도 이어지는 '데드 카피(Dead Copy)'
부정경쟁방지법은 출시 시점으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은 상품 형태를 모방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즉 타인의 신제품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베끼는, 이른바 '데드 카피(Dead Copy)'는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다만 동종 상품이 '통상적으로 갖는 형태'는 보호 대상이 아니어서, 디자인이 동일해 보여도 어디까지가 '업계 통상적인 형태'인지는 법원에서 별도로 다퉈지는 영역이다. 그동안 이런 쟁점은 주로 민사적 분쟁의 대상이었으나, 최근 사례처럼 민사적 분쟁을 넘어 구속기소라는 형사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브랜드'로서 인지도 확보가 핵심
대표적인 사례가 '메로나' 아이스크림 분쟁이다. 지난해 서울고등법원은 '메로나' 포장 디자인에 대한 부정경쟁행위 소송에서, 흔히 쓰이는 연두색 색상이나 멜론 그림 등이 결합한 포장 디자인은 30년 넘게 독점적으로 사용돼 소비자가 메로나를 곧바로 떠올릴 정도로 인지도를 확보했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비슷한 논리로 한 쌀국수 프랜차이즈 분쟁에서 일본식 나무 간살창과 붓글씨체 목재 간판, 카운터석 구조 등 인테리어가 9년간의 사용과 SNS 확산을 거쳐 특정 브랜드를 연상시킬 정도로 자리 잡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거의 동일한 인테리어를 이용한 경쟁 업체에 사용 중지를 명했다.
'업계 통용·아이디어' 보호 어려워
지난 7월 대법원은 대학교 리뷰 서비스 데이터와 데이터 조회 방법을 둘러싼 분쟁에서, 리뷰 데이터는 '성과'로 보호될 수 있지만 데이터 조회 방법(API) 자체는 업계에서 흔히 쓰이는 기능이어서 보호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판결의 취지는 '경쟁사가 비슷한 서비스를 한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정경쟁행위를 주장하기에 부족하고, 공통으로 사용되는 요소가 업계에서 '공공영역'에 해당하지 않는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점이다.
법원은 '모방'에 따른 권리 침해와 '트렌드'로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영역을 구분해 신중하게 판단한다. 결국 모방 분쟁의 핵심은 단순히 외관이 비슷한지 여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어느 범위까지' 따라 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입증하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