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1기 신도시 재정비 선도지구 가운데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손잡은 공공시행 방식 사업장이 가장 먼저 시공사 선정 절차에 들어갔다. 경기 군포시 산본9-2구역이 내년 1월 시공사를 확정하면 2024년 11월 선도지구 선정 이후 2년2개월 만의 첫 사례가 된다. 신탁 방식 재건축이 많은 분당·평촌 선도지구보다 재정비 절차에서 앞서는 것이다. 후속 재건축을 추진 중인 1기 신도시 단지의 사업 방식 선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산본9-2구역 3376가구로 탈바꿈

LH는 군포 산본신도시 통합재건축 선도지구인 9-2구역의 시공자 선정 절차가 시작됐다고 14일 밝혔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주민대표회의가 경쟁 입찰로 시공사를 모집하고, 내년 1월께 토지 등 소유자 투표로 한 곳을 추천하면 사업시행자인 LH가 최종 선정·계약을 맡는다. LH는 시공사 선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내년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산본, 1기 신도시 재건축 첫 시공사 선정 나선다
산본9-2구역은 산본동 한양백두·백두동성·백두극동이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는 곳이다. 기존 1862가구(대지 11만6917㎡)가 노후계획도시 특별법 인센티브를 적용받아 용적률 360% 이하, 최고 35층으로 재건축된다. 준공되면 3376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탈바꿈한다.

이곳은 1기 신도시 가운데서도 인허가 속도가 빠르다. 지난해 12월 산본11구역과 함께 1기 신도시 중 처음으로 특별정비구역 지정·고시를 마쳤다. 통상 3년가량 걸리는 정비구역 지정을 6개월 만에 끝냈다. 지난 3월에는 LH가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중 처음으로 사업시행자로 지정됐다. 5월 주민대표회의와 사업 시행 약정을 맺어 시공사 선정 요건을 갖췄다.

대형 건설사가 수주전에 참여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공사비 상승으로 건설사가 수주 사업장을 선별하는 데다 정비사업 경쟁이 서울 강남권에 집중돼서다. LH는 입찰 조건에 주민 요구를 반영해 참여를 유도할 방침이다. LH 관계자는 “주민대표회의와 협의해 마감재 수준을 높이고 맞춤형 입찰 지침을 마련하는 등 수요를 최대한 반영했다”고 말했다.

◇분당은 내년 상반기

2024년 11월 선정된 수도권 1기 신도시 선도지구는 분당, 일산, 평촌, 중동, 산본 등 5개 신도시에 걸쳐 13개 구역이다. 이 가운데 시공사 선정 단계에 가장 근접한 곳은 산본9-2구역이 유일하다.

물량이 가장 많은 분당은 최근 사업시행자 지정을 마쳤다. 샛별마을이 지난 6월 26일 하나자산신탁을 사업시행자로 지정·고시하며 첫 사례가 됐다. 더시범(3713가구)이 뒤를 이었다. 양지마을은 대신자산신탁을 사업시행자로 정했다. 4개 구역 모두 내년 상반기 시공사 선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LH가 사업시행자를 맡은 6·S3구역(2475가구)은 동의서 징구 한 달 반 만에 주민 동의율 80.4%를 확보해 6월 29일 지정됐다.

평촌은 신탁 방식 도입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꿈마을 귀인(1750가구), 샘마을(2334가구), 꿈마을 민백(1376가구) 등 3개 구역이 한국자산신탁·하나자산신탁 등을 예비사업시행자로 두고 특별정비구역 지정과 내년 상반기 시공사 선정을 추진 중이다. 중동에서는 삼익(3570가구)과 대우동부(2387가구)가 선도지구로 지정돼 있다.

일산은 상대적으로 속도가 더디다. 백송마을과 후곡마을이 정비계획 자문 절차를 밟고 있고, 강촌마을은 예비사업시행자 지정 단계다. 4개 구역 모두 특별정비구역 지정을 앞두고 있어 사업시행자 지정과 시공사 선정은 2027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 용적률을 둘러싼 주민대표단과 고양시 간 이견이 영향을 미쳤다.

산본11구역(3892가구)도 9-2구역과 같은 시기에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돼 시공사 선정을 준비 중이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