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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호주 도피 지시' 尹 1심 무죄…"도피 의도 없어"
특검 "尹, 수사 피하려 이종섭 도피시켜"
法 “수사 저지·방해 의도 인정 어려워"
박성재·조태용·심우정 등도 전부 무죄
法 “수사 저지·방해 의도 인정 어려워"
박성재·조태용·심우정 등도 전부 무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11일 범인도피 등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심우정 전 법무부 차관 등 다른 피고인들에게도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대사 임명 논의 및 절차가 진행되던 2023년 9월부터 약 4개월간 이 전 장관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만 됐을 뿐 수사가 진행되지 않아 윤 전 대통령이 공수처의 수사를 저지·방해하려는 의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의 당시 수사 진행 상황 등을 알거나 조사한 뒤 임명했다고 보기 어렵고, 대통령 인사권 행사의 일환으로 볼 여지가 없지 않다"고 설명했다.
호주대사 임명에 통상적인 도피의 목적이 있었다는 의혹도 인정되지 않았다. 도피는 소재를 발견하지 못하게 하고 신원을 숨기는 데 목적이 있지만, 호주대사로 임명되면 대사의 활동이 공개되고 대사관을 통해 상시 연락이 가능하기 때문에 소재가 오히려 더 명확하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박 전 장관, 조 전 실장, 심 전 차관의 범인도피 혐의도 무죄로 판단했다. 이들이 진행한 인사 검증, 출국금지 해제 절차 등은 모두 윤 전 대통령의 지시하에 이뤄졌다는 것이다. 특별히 이 전 장관의 도피를 공모했다거나 검증 절차가 부실했다고 볼 만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과 장호진 전 외교부 1차관에게도 무죄가 선고됐다.
윤 전 대통령, 박 전 장관, 심 전 차관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논의 전부터 출국금지 해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으므로 소속 공무원에게 출국금지 해제를 요구하는 건 직권남용이 아니라는 취지다.
윤 전 대통령, 조 전 장관, 장 전 차관이 당시 호주 대사직을 교체해야 할 특별한 필요가 없었음에도 어학 점수를 제출하지 않은 이 전 장관으로 교체하는 등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전 장관이 해외에서 대학에 다니던 시절 작성한 논문 등으로 어학 실력은 검증이 가능하고, 이외에도 다른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점이 인정됐다.
윤 전 대통령은 채상병 사망 4개월 뒤인 2023년 11월 이 전 장관을 호주로 도피시키기 위해 호주대사 임명을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순직 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은 윤 전 대통령이 'VIP 격노' 전화를 받은 이 전 장관에 대한 공수처의 수사가 이뤄지자 자신도 수사 대상에 오를 것을 우려해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해 도피시킨 것으로 봤다.
임민규 기자 jessim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