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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N% 금지' 성과급 지침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다 [율촌의 노동법 라운지]
성과급 교섭 자체 아닌 '재원 정하는 방식' 관건
해마다 기본급처럼 나오는 성과급...임금 인정?
노동부 지침만 믿었다가는 소송으로..기록 남겨야
해마다 기본급처럼 나오는 성과급...임금 인정?
노동부 지침만 믿었다가는 소송으로..기록 남겨야
한경 로앤비즈의 'Law Street' 칼럼은 기업과 개인에게 실용적인 법률 지식을 제공합니다. 전문 변호사들이 조세, 상속, 노동, 공정거래, M&A,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 이슈를 다루며, 주요 판결 분석도 제공합니다.
지난 3일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경영 성과급 등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은 노동조합이 이 손익계산서의 어느 줄까지 교섭 테이블로 끌어올 수 있는지를 정리한 기준이다.
'N% 요구' 거부 가능? 절반만 맞다
"이제 N% 요구는 그냥 거부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절반만 맞다. 지침은 경영성과급 교섭 자체를 부정한 것이 아니라 기업 이익과 '직접 연동하는 방식'에 선을 그었을 뿐이다. 거부할 수 있는 것은 성과급 교섭이 아니라 '재원을 정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그은 선이 어디에 있는지, 법원에서도 통할지, 기업이 지금 무엇을 정비해야 하는지 짚어본다.
교섭 피하려 바꾼 성과급이 퇴직금으로?
손익계산서의 위아래는 단순한 나열이 아니라 '청구권의 순서'다. 근로자는 앞줄에 서서 약정된 임금을 먼저 받아 가는 대신, 남는 몫에 대한 권리는 없다. 반면 주주는 맨 뒷줄에 선다. 뒷줄에 서는 대신 회사가 잘되면 남은 이익을 챙기지만, 손실이 나면 가장 먼저 손해를 본다.
영업이익의 N%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것은 약정된 임금을 받으면서, 손실은 부담하지 않고 주주에게 돌아갈 이익도 미리 나누자는 요구와 다르지 않다. 지침이 '영업의 자유'와 '제3자의 권익'을 근거로 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지침이 대안으로 제시한 '기본급 비율이나 정액 성과급'은 또 다른 함정을 안고 있다. 대법원은 성과급의 임금성을 따질 때 '지급 의무가 확정돼 있는지', '근로 제공과 밀접한지'를 본다. 외부 실적에 따라 널뛰는 성과급은 임금성이 부정되기 쉽지만, 해마다 기본급의 일정 비율로 안정되게 나오는 성과급은 정반대다. 교섭을 피하려고 바꾼 성과급 산식 때문에 오히려 성과급이 임금으로 인정되고 퇴직금 부담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파업 목적 판단 기준은 '교섭 기록'
경영진의 단순 언급이나 추상적인 투자 발표 단계에서는 아직 '가능성'에 불과하다. 하지만 정리해고·인력조정 방침이 사내에 공지되거나 노사협의회 보고 자료, 교섭 석상 발언 등으로 확인되면 '객관적 예상 단계'로 넘어간다. 근로자참여법에 따라 노사협의회에 인력계획을 보고하는 순간, 그 문건이 교섭 의무를 발생시키는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다.
행정부 지침은 법원을 구속하지 않는다. 파업의 정당성을 가리는 대법원은 여러 요구가 섞여 있을 때 '주된 목적' 내지는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를 따진다. 노조가 '영업이익 N%'를 내걸며 기본급 인상과 정년 연장을 함께 요구했을 때, 법원이 그 파업의 진짜 목적을 무엇으로 볼지는 지침이 아니라 회사가 남긴 '교섭 기록'이 좌우한다.
기업이 당장 해야 할 일
첫째, 재원 기준과 지급 기준을 분리한다. 기존 합의문이나 사규에 '영업이익 연동' 문구가 남아 있다면 정비해야 한다. 성과급 재원은 이익에 직접 연동하지 않되, 구체적인 지급률과 시기는 고정하지 않고 매년 경영 상황에 따라 새로 정한다는 점을 명시해야 교섭 대상성과 임금성 리스크를 동시에 방어할 수 있다.
둘째, 노조 요구를 무조건 거부하지 말고 대안을 제시한다. 지침만 믿고 교섭을 전면 거부하면 부당노동행위 시비에 휘말린다. '기업이익 연동은 교섭 대상이 아니다'는 법적 입장을 서면으로 분명히 밝히되, 기본급 비율이나 정액 등 협의할 수 있는 회사 안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기록이 남아야 노동위원회 조정과 향후 법정 다툼에서 방어권을 확보할 수 있다.
셋째, 사업 발표와 인력계획의 타임라인을 일원화한다. 신사업이나 AI 도입 발표 문구에 감원·전환 배치 계획이 섞여 들어가서는 안 된다. 반대로 계획을 수립 중이면서 노조에 '검토한 바 없다'고 답하면 훗날 성실 교섭 의무 위반이 된다. 대외 발표, 노사협의회 보고, 교섭장 답변 시점을 한 장의 통합 일정표로 관리해야 한다.
지침은 "영업이익의 몇 퍼센트를 달라"는 요구에는 응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그러나 지침만 믿고 교섭 자체를 거부하면 오히려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 법정에서 회사가 자신의 대응을 정당화하려면 지침을 내세우는 것보다 실제 교섭 과정에서 남긴 기록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