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ESG Now – 청소년 환경총회
유엔환경계획(UNEP), 에코나우, 유엔협회세계연맹(WFUNA)이 공동 주최한 ‘2026 유엔청소년환경총회’가 지난 8월 6일부터 
7일까지 이틀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진행됐다.(사진 제공 = 에코나우)
유엔환경계획(UNEP), 에코나우, 유엔협회세계연맹(WFUNA)이 공동 주최한 ‘2026 유엔청소년환경총회’가 지난 8월 6일부터 7일까지 이틀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진행됐다.(사진 제공 = 에코나우)
지난 8월 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 ‘기후위기와 물’을 주제로 한자리에 모인 300여 명의 국내외 청소년 대표단은 기후변화로 달라지고 있는 물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물 부족과 집중호우, 수자원 활용에서 해양생태계 보호까지 각국이 마주한 문제를 공유하며 지속가능한 물 관리 방안을 논의했다.

논의는 단순히 필요한 물을 어떻게 확보하고 공급할 것인지에 그치지 않았다. 예측하기 어려워진 강수 패턴과 잦아지는 가뭄·집중호우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물 관리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물을 하나의 자원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와 지역사회, 기후위기를 잇는 공동의 과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데도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날 회의장을 관통한 또 하나의 화두는 ‘미래세대의 역할’이었다. 기후위기 시대의 물 관리는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청소년은 그 변화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를 놓고 전문가와 청소년들이 의견을 주고받았다. 환경문제의 영향을 미래에 떠안게 될 세대가 아니라, 지금부터 해결 과정에 참여하고 목소리를 내는 당사자가 돼야 한다는데는 모두들 한마음이었다.
UN청소년환경총회 성료…18개국 청소년, ‘기후위기와 물’ 해법 모색
UN청소년환경총회 성료…18개국 청소년, ‘기후위기와 물’ 해법 모색
물 부족 넘어 생태계까지…기후위기 시대 ‘물 관리’ 해법 논의

유엔환경계획(UNEP), 에코나우, 유엔협회세계연맹(WFUNA)이 공동 주최한 ‘2026 UN청소년환경총회’가 8월 6일부터 7일까지 이틀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올해로 14회를 맞은 총회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독일, 인도, 페루, 케냐 등 세계 18개국에서 선발된 청소년·청년 300여 명이 참가했다.

올해 공식 의제는 ‘기후위기와 물’이다. 청소년대표단은 담수생태계위원회와 해양생태계위원회로 나뉘어 지속가능한 담수자원 확보와 해양생태계 보호를 위한 국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참가자들은 본 총회에 앞서 배정받은 국가의 물자원 위기 원인을 분석하고 모의 유엔 훈련과 주제강연에 참여했다. 본회의에서는 각국 대표의 입장에서 실현 가능한 해결책을 담은 ‘액션플랜 포스터’를 발표하고 토론과 협상을 거쳐 물자원 보전을 위한 최종 결의안을 도출했다.

전문가들과 청소년이 함께한 ‘에코리더스 패널토크’에서는 기후위기에 따라 달라져야 할 물 관리 방식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패널들은 과거처럼 물이 부족하면 공급시설을 확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빗물과 재이용수 등 다양한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물 관리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UN청소년환경총회 성료…18개국 청소년, ‘기후위기와 물’ 해법 모색
특히 물을 단순히 공급하고 소비하는 자원이 아니라 생명과 생태계,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공동의 자원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청소년 역시 환경문제를 지켜보는 미래세대에 머물지 않고 자신들이 살아갈 환경과 정책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는 주체가 돼야 한다는 메시지도 이어졌다. 이 같은 고민은 청소년대표단의 액션플랜에서도 구체적인 제안으로 이어졌다.

브라질 대표 이승준 군(서울국제학교·18)은 어민의 생계 지원과 연계한 해양보호구역의 단계적 전환 방안을 제시했다. 해양생태계를 보호하는 동시에 정책 변화로 영향을 받은 어민과 지역사회의 생계를 함께 고려하자는 접근이다.

해외 참가자 알레한드라 베로칼 비예가스(파키스탄·30)는 과학적 수자원 모니터링과 빗물 활용, 지역사회 참여형 복원 모델을 제안했다. 물 부족과 수질 문제를 기술적 관리에만 맡기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가 직접 수자원 관리와 생태계 복원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기후위기 대응에서 청소년의 역할을 강조하는 목소리는 폐회식에서도 이어졌다.
UN청소년환경총회 성료…18개국 청소년, ‘기후위기와 물’ 해법 모색
기조연설에 나선 반기문 제8대 유엔사무총장은 “기후위기와 물 문제는 전 세계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공동 과제인 만큼, 청소년과 청년들이 글로벌 체인지메이커로서 지속가능한 물 보전을 이끄는 리더가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창훈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 민간위원장, 이형희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 등이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타넬 셉(Tanel Sepp) 주한에스토니아대사와 제프 로빈슨(Jeff Robinson) 주한호주대사의 축사도 이어졌다.

총회에서는 전문가와 청소년이 함께한 ‘에코리더스 패널토크’를 비롯해 청소년대표단의 액션플랜 발표,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퍼포먼스와 단체사진 촬영 등이 진행됐다. 자문위원장을 맡은 김숙 제23대 주유엔대사의 총평에 이어 하지원 에코나우 대표의 폐회 선언으로 이틀간의 일정이 마무리됐다.

[인터뷰1]
UN청소년환경총회 성료…18개국 청소년, ‘기후위기와 물’ 해법 모색
“기후위기, 먼 미래의 일 아니라는 공감대 형성”
김명욱 청소년대표단(한국국제학교 제주캠퍼스, 만 18세)·한국고등위원회·가나 대표단


가나의 물 문제를 조사하면서 가장 새롭게 알게 된 점은.

“가나를 조사하면서 물 문제를 단순히 ‘물이 부족한 문제’로만 볼 수 없다는 점을 알게 됐다. 가나는 지역과 시기에 따라 가뭄과 홍수를 모두 겪고 있으며, 깨끗한 물이 있어도 이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관리할 기반시설이 부족한 경우가 있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물의 절대적인 양뿐만 아니라 필요한 곳에, 필요한 때에, 안전한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조사를 통해 기후위기 시대의 물 문제는 ‘얼마나 많은 물을 가지고 있는가’보다 ‘그 물을 얼마나 잘 관리할 수 있는가’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것을 배웠다.”

다른 나라를 대표한 참가자들과 토론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같은 기후위기를 두고도 국가마다 문제를 바라보는 출발점이 다르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기술과 효율성을 강조하는 대표가 있는 반면 개발도상국의 경제적 부담이나 선진국의 역사적 책임을 강조하는 대표도 있었다. 토론을 거치면서 좋은 국제정책은 하나의 해답을 모든 국가에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현실과 이해관계를 조율해 공동의 해결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온다는 점을 체감했다.”

총회에서 나온 아이디어 가운데 실제로 꼭 실현됐으면 하는 것은.

“물 관리 역량이 뛰어난 도시와 기후위기에 취약한 도시를 장기적으로 연결하는 ‘물 자매도시’ 제도가 실현됐으면 한다. 단순히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돈을 지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도시 간 물 관리 기술과 정책 경험, 전문 인력을 지속적으로 공유하는 방식이다. 지원이 끝난 뒤에도 해당 도시가 스스로 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다.”

환경정책에 청소년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고 보는가.

“청소년의 의견을 단순히 듣거나 행사에 초청하는 수준을 넘어 정책 수립 초기 단계부터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청소년이 제안한 내용이 실제 정책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구조도 필요하다. 기후정책의 영향을 장기간 경험할 세대인 만큼 청소년을 단순한 ‘미래세대’가 아니라 현재 정책 결정에 참여하는 이해관계자로 바라봐야 한다.”

총회 이후 물과 환경에 대한 생각이나 행동에서 달라진 점은.

“이전에는 ‘물 절약’ 하면 수도꼭지를 잠그거나 샤워 시간을 줄이는 개인적인 실천을 먼저 떠올렸다. 하지만 총회를 통해 개인의 절약만으로 물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앞으로는 내가 사는 지역의 물이 어디에서 오고 어떻게 사용·처리되는지 관심을 갖고, 물 관리 정책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시민이 되고 싶다.”

여러 나라의 청소년이 공통적으로 걱정하고 있다고 느낀 문제는.

“각국의 상황은 달랐지만 기후위기가 더 이상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가뭄과 홍수, 해수면 상승 등 형태는 달라도 이미 일상에서 변화를 경험하고 있었다. 특히 문제에 대한 논의와 결의가 실제 변화로 이어지는 속도가 더디다는 점에 대한 우려가 컸다. 문제를 인식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강조했다.”

[인터뷰2]
UN청소년환경총회 성료…18개국 청소년, ‘기후위기와 물’ 해법 모색
“행동 넘어 정책 바꾸는 기후시민 육성해야”
하지원 UN청소년환경총회 공동조직위원장·(사)에코나우 대표


올해 총회의 의제를 ‘기후위기와 물’로 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기후위기를 이야기하면 탄소와 에너지를 먼저 떠올리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기후위기를 가장 직접적으로 경험하는 매개 중 하나가 물이다. 가뭄과 홍수, 집중호우, 해수면 상승뿐 아니라 식량과 생태계, 건강 문제도 물과 연결돼 있다. 물을 올해 주제로 선택한 또 하나의 이유는 물이 환경문제인 동시에 미래 산업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산업이 성장하면서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기뿐 아니라 냉각에 사용되는 물도 새로운 환경 이슈가 되고 있다. 미래를 움직이는 것은 기술만이 아니라 기술을 가능하게 하는 자연이다. 청소년들이 물을 단순히 ‘아껴 써야 하는 자원’이 아니라 기후·생태계·식량·에너지·산업을 연결하는 핵심 자원으로 바라봤으면 했다.”

이번 총회에서 청소년들의 제안 가운데 특히 주목한 점은 무엇인가.

“청소년들이 물 문제를 ‘물을 아껴 쓰자’는 캠페인 수준에서 바라보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국가별로 물 부족과 오염의 원인이 다르다는 것을 조사하고, 기후변화와 생태계뿐 아니라 산업과 에너지, 소비 문제까지 연결해 바라봤다. 또 물 문제는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국가 간 기술·정보 공유와 정부와 기업의 역할, 시민 참여까지 함께 고민했다. 환경문제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개인이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사회적 시스템을 바꾸는 것까지 고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청소년들의 아이디어를 실제 정책으로 연결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결의안을 만드는 것이 총회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어야 한다. 총회에서 나온 제안 가운데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정부와 국회, 지자체, 기업 등에 전달하고 전문가들과 함께 구체적인 정책으로 발전시키는 ‘정책 번역 과정’이 필요하다. 청소년에게 발언 기회를 주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그 목소리가 실제 의사결정 과정까지 전달되도록 해야 한다.”

과거와 비교해 환경문제를 바라보는 청소년들의 시각이 어떻게 달라졌나.

“과거에는 ‘에너지를 절약하자’, ‘쓰레기를 줄이자’와 같은 실천 중심의 접근이 많았다면 지금은 기후위기를 경제와 산업, 기술, 국제정치, 불평등까지 연결해 바라본다. 환경교육도 단순히 환경을 잘 지키는 개인을 만드는 데서 나아가야 한다. 과학적 근거를 이해하고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며 정책과 시장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기후시민’을 길러 내는 것이 중요하다.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고, 사람을 변화시키는 가장 긴 호흡의 투자가 교육이라고 믿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과 소감은.

“각국 대표들이 처음에는 자신의 입장을 강하게 주장했지만 토론을 거치며 서로의 아이디어를 수정하고 합쳐 하나의 결의안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번 총회는 환경문제를 공부하는 동시에 서로 다른 현실에 처한 사람들이 공동의 해답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경험한 자리였다고 평가한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