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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부터 메소포타미아…'오디세이' 보고나면 읽고싶은 고대 신화들
영화 '오디세이' 계기로 고대 신화 부각
오비디우스 서사시 '변신 이야기' 주목
가장 오래된 영웅 '길가메쉬' 이야기도
오비디우스 서사시 '변신 이야기' 주목
가장 오래된 영웅 '길가메쉬' 이야기도
지금 가장 뜨거운 그리스·로마 신화를 폭넓게 만나고 싶다면 로마 시인 오비디우스의 서사시 ‘변신 이야기’가 정석적인 선택이다. 제정 로마 시대에 쓰인 이 작품은 천지창조에서 시작해 로마 건국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신과 인간, 영웅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페르세우스와 메두사 등 서양의 문학과 회화, 조각에서 끊임없이 되풀이해 등장한 신화의 원천을 훑어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출판사 숲이 2017년 천병희 번역으로 책을 펴냈고, 이보다 앞선 1998년 민음사가 이윤기 번역으로 두 권을 펴냈다.
신화가 어떻게 연극으로 태어났는지 살펴보고 싶다면 그리스 비극도 권할 만하다. 당시 극작가들은 전승되던 방대한 신화에서 원하는 대목을 떼어내고 인물의 선택과 갈등을 부각한 뒤 배우와 코러스, 음악을 더해 연극으로 만들었다. 특히 소포클레스와 아이스퀼로스, 에우리피데스가 고대 그리스 3대 비극 작가로 꼽힌다. 이들의 작품은 지금도 연극 무대에서 끊임없이 새롭게 해석된다.
특히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에서 자신의 운명을 피하려 하지만 결국 신탁이 실현되고 마는 이야기는 통제할 수 없는 운명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묻는다. 민음사가 2009년 펴낸 <오이디푸스 왕>에는 ‘안티고네’ ‘아이아스’ ‘트라키스 여인들’이 실려 있다. 출판사 숲과 열린책들 등 다른 출판사들도 소포클레스의 작품을 책으로 펴냈다.
그리스보다 더 오래된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간다면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길가메쉬 서사시’를 펼쳐볼 만하다. ‘오뒤세이아’보다 먼저 쓰이기 시작한 이 신화는 인류가 남긴 가장 오래된 서사문학으로 꼽힌다. ‘최초의 영웅’으로 불리는 우루크의 왕 길가메쉬가 주인공이다. 그는 괴물을 물리치는 영웅다운 모험을 펼치지만, 친구 엔키두가 죽은 뒤 인간은 언젠가 죽는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인간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다다른다는 점에서 수천 년의 세월을 뛰어넘는 힘을 지녔다.
익숙한 이야기의 흔적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작품에는 신들이 대홍수로 인간을 멸종시키려 하자 우트나피슈팀이 배를 만들어 가족 등을 싣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성서의 ‘노아의 방주’와 여러 대목이 닮아 두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함께 비교됐다. 길가메쉬라는 영웅 역시 현대 대중문화에서 끊임없이 변주됐다. 마블 스튜디오 영화 ‘이터널스’에서 배우 마동석이 초인적인 힘을 지닌 길가메쉬 역을 맡았다. 현대지성이 2021년 <길가메시 서사시>를, 휴머니스트가 2020년 <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를 출간했다.
판타지 문학과 영화, 게임의 상상력에 깊은 영향을 남긴 북유럽 신화도 살펴볼 만하다. 오딘부터 토르와 로키를 만나볼 수 있다. 케빈 크로슬리-홀런드의 <북유럽 신화>(현대지성)가 번역 출간돼 있다. 마블 영화 등을 통해 친숙해진 인물들이 원래 신화에서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