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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구마모토 강진에 2명 사망...반도체·자동차 생산 차질 우려
이온몰 폭발 사고로 2명 사망
연락 닿지 않는 사람도 20~30명
“더 큰 지진 올 수도”…일본 초긴장
연락 닿지 않는 사람도 20~30명
“더 큰 지진 올 수도”…일본 초긴장
29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27분께 구마모토현 구마모토 지방을 진원으로 하는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의 깊이는 약 10~16㎞로 추정됐다. 구마모토현 우키시와 히카와정에서는 일본 지진 관측 등급상 가장 높은 진도 7이 관측됐다.
일본에서 진도 7이 관측된 것은 2024년 1월 노토반도 지진 이후 처음이자 관측 사상 여덟 번째다. 일본 기상청은 이번 지진을 ‘레이와 8년 구마모토 지진’으로 명명했다.
지진 발생 후 구마모토현 가시마정의 대형 상업시설 ‘이온몰 구마모토’에서 폭발이 일어나 건물 2층 일부가 붕괴했다. 구마모토현은 이 사고로 2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현장에서는 4명이 구조됐으며, 직원 등을 포함한 10명의 안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연락이 닿지 않는 직원이 20~30명에 달한다는 정보도 나왔다.
폭발은 쇼핑몰 안에 있던 고객 약 200명이 대피한 뒤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들이 고객의 대피를 유도한 뒤 시설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가 폭발에 휘말렸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건물 천장과 외벽은 넓은 범위에서 떨어져 나갔고 철골이 그대로 드러났다. 일본 정부는 가스 누출에 따른 폭발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현장 내부에 가스가 차 있고 추가 붕괴 위험도 있어 구조대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제지 야쓰시로 공장에서도 대형 굴뚝이 무너졌다. 당시 현장에 있던 11명이 고립됐으며, 이 가운데 구조된 2명은 심폐정지 상태다. 나머지 9명은 안부가 확인되지 않아 구조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야쓰시로 공장은 인쇄용지와 신문용지 등 연간 약 30만t의 종이 제품을 생산하는 일본제지의 주요 거점이다.
자동차업계도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혼다는 이륜차 등을 생산하는 구마모토 제작소의 가동을 29일 저녁까지 중단했다. 지진 당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면서 공장 일부에 누수와 침수가 발생했지만 대규모 설비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자동차 부품업체 아스테모는 구마모토현 우키시 공장의 조업을 멈췄다. 직원 여러 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여진이 계속돼 설비 피해 상황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규슈는 후쿠오카현 내 3개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브리지스톤도 구마모토현 다마나 공장의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 야마하발동기는 야쓰시로 공장에서 액상화 피해를 확인해 가미아마쿠사시 거점과 함께 29일까지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
식품업체 가운데서는 고이케야가 규슈 아소 공장의 생산을 중단했다. 기린홀딩스 산하 메르시도 야쓰시로 공장에서 소주 등 증류주와 알코올 원액 생산을 멈췄으며, 29일에는 공장 전체의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구마모토현에는 TSMC 생산 자회사 등 반도체 관련 공장도 밀집해 있다. 공장 가동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반도체를 사용하는 전자기기와 자동차 등 광범위한 제품 생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TSMC 구마모토 공장(JASM 제 1공장)이 위치한 키쿠요마치에선 진도 5강이 관측됐다. 진도 5강은 사람이 서 있기 어렵고, 무언가를 붙잡아야 버틸 수 있는 강도다.
교통망과 물류에도 큰 차질이 발생했다. JR규슈는 지진 영향으로 규슈신칸센의 운행을 28일 종일 중단했다. 재래선 운행도 곳곳에서 멈췄다. 야쓰시로역에서는 정차 중이던 화물열차가 탈선해 전복됐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구마모토공항은 활주로가 폐쇄됐다. 일본항공은 28~29일 구마모토공항을 오갈 예정이던 하네다·이타미 노선 17편을 결항했다. 전일본공수도 일부 항공편을 취소하거나 목적지를 변경했다.
고속도로에서는 노면과 교량이 파손되면서 통행금지가 잇따랐다. 미나미규슈자동차도에서는 교량이 손상돼 도로 연결부가 어긋났고, 규슈자동차도와 미나미규슈자동차도 여러 구간이 폐쇄됐다.
통신 장애도 발생했다. NTT도코모와 KDDI, 라쿠텐모바일은 구마모토현 일부 지역에서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동통신사들은 한 회사의 통신망이 끊겨도 다른 회사의 회선을 이용할 수 있는 ‘JAPAN 로밍’ 서비스를 가동했다.
구마모토현 곳곳에서는 주택 붕괴와 화재, 수도관 파열이 발생했다. 히카와정의 의료기관에는 약 80명의 부상자가 몰렸고, 구마모토시의 병원으로 이송된 사람 가운데 1명도 심폐정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전 피해는 약 4만5000~4만8000가구에 달했다.
구마모토성에서는 여러 곳의 석축이 무너졌다. 구마모토현은 자위대에 재해 파견을 요청했고, 정부는 식량과 물, 간이 냉방기, 전원차 등을 현지 요청 전에 보내는 ‘푸시형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기상청과 지진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이 더 큰 지진에 앞선 전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향후 1주일간 여진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특히 앞으로 2~3일 동안 최대 진도 7 수준의 강한 흔들림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