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7월 27일 오후 2시 6분

신한금융·KB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가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섰다. 자본 비율을 관리하고 증권 계열사에 출자할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매년 부담해야 할 이자가 연 5%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발행 물량을 늘리는 모양새다.

"증권 계열사 자기자본 늘리자" 영구채 찍는 금융지주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는 다음 달 각각 2700억원을 모집하는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발행액을 최대 40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도 다음 달 최대 4000억원 안팎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없거나 매우 긴 영구채 성격의 채권으로,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돼 금융지주의 자본 비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통상 발행 5년 뒤 금융지주가 조기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이 붙어 있다.

신종자본증권 발행 금리는 5년 국고채 금리에 가산 금리를 더해 책정된다. 최근 국고채 5년 만기 금리가 연 4.5%까지 오르면서 신종자본증권 금리도 연 4%대 후반으로 올라섰다. 지난해 금융지주가 같은 기간 연 3%대 초반에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것과 비교하면 조달 금리가 1.5%포인트 넘게 올라갔다. 최고 수준 신용도를 갖춘 금융지주도 이자 부담이 상당하다는 얘기다.

다만 국고채 5년 만기 대비 신종자본증권에 붙는 가산금리 자체는 크게 확대되지 않아 수요예측에서 자금을 확보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근 신용등급 A급 이하 비우량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는 빠르게 위축됐지만, AA급 이상 우량채를 향한 기관 수요는 여전히 견조한 편이다. 금융지주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계열사 자본 확충에 활용할 방침이다. 금융지주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20%에 육박하는 증권사의 성장 여력을 높이기 위해 계열 증권사에 추가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KB금융은 올해 두차례에 걸쳐 KB증권에 1조7000억원을 출자했다. 우리금융과 NH농협금융은 각각 우리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에 1조원, 4000억원을 투입했다. 증권사 자기자본을 확충해 종합투자계좌(IMA) 등 신사업 진출 기반을 마련하고, 기업금융·모험자본 투자 여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금융지주들의 설명이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