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데이식스 영케이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데이식스 영케이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데이식스(DAY6) 영케이가 솔직한 자기 모습을 꺼내 보였다. 총 15곡이 담긴 정규앨범을 통해서다. 데이식스로 누구든 공감할 수 있는 '모두의 이야기'를 전했던 그는 솔로로는 기꺼이 나에 대해 노래했다. 반가운 '인간 강영현(영케이 본명)'의 이야기다.

영케이는 지난 27일 정규 2집 '영기스트(YOUNGEST)'를 발매했다. 약 2년 10개월 만의 솔로 컴백이다.

앨범 발매 전 서울 모처에서 만난 영케이는 "기쁘고 설렌다. '영기스트'에 모든 걸 걸었다. 2년 10개월 만에 나왔다는 건 언제 또 나올 수 있을지 모른다는 거 아니냐. 뒤는 없다고 생각하고 앞만 바라보고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15곡을 꽉 채워서 뚱뚱한 앨범을 냈다"고 말했다.

데이식스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와중에 시간을 쪼개어 곡을 만들고 가사를 썼다. 투어 시기와 겹쳐 비행기에서 작업하는 게 다반사였다.

영케이는 4~5개월에 걸쳐 15곡을 전부 썼다고 했다. 그는 "잠을 줄여가며 촘촘하게 작업했다. 스케줄이 끝나면 작업하러 갔다. 이동 시간이나 대기 시간에도 곡을 써 내려갔다. 24시간을 쪼개가며 썼다"고 밝혔다.

무리한 일정에도 굳이 정규앨범을 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영케이는 "요즘 시대에는 조금 맞지 않는 선택이었다. 회사도 많이 만류했다"면서도 "가장 강영현스러운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 영케이로 11년 정도 살다 보니까 영케이 말고 강영현을 찾아가는 과정을 조금 더 담고 싶었다.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자기 이야기를 풀어내기로 결심한 이유에 대해서는 "데이식스로서 10년 동안 최선을 다했다. 후련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노력했다고 생각하니, 이제는 나의 삶, 강영현의 삶을 되돌아볼까 싶더라. 강영현을 좀 외면하고 있었다고 자각하게 됐다. 나라는 사람 자체도 알아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룹 데이식스 영케이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데이식스 영케이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타이틀곡 '셧 더 도어(Shut The Door)'는 강영현의 일기장이나 다름없었다. 영케이가 단독 작사한 곡으로, 그는 "진솔하게 일기 쓰듯이 써 내려갔다. 이번 앨범 중에서 가장 빨리 작업한 곡 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 시작이야 또 날 못 잡아먹어서 / 아주 안달 나 있어 대체 왜', '믿었던 친구들은 또 내 뒷담이나 하고 / 진심은 통한다는데 대체 왜', '다가온다 외로움이 지친다 사람들이', '계속되는 배신 오르내리는 가십' 등 가사에는 삶을 바라보는 다소 냉소적인 태도가 담겼다.

그러다가 후렴에 이르러 시원한 멜로디와 함께 '눈과 귀 모두 닫아버리고 내 안의 음악을 더 turn it up'이라는 가사가 나와 강한 해방감을 준다.

영케이는 "'셧 더 도어'는 굉장히 역설적인 곡이다. 마음의 문을 닫고, 방문 안으로 들어갔는데 그 닫힌 공간에서 오히려 해방감을 느낀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뮤직비디오를 찍을 때도 방문을 닫고 들어갈 때 자연이 펼쳐졌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믿었던 친구들은 또 내 뒷담이나 하고'라는 가사도 실제 겪은 일이라고 했다. 영케이는 "친구들이 뒷담화하다가 걸렸다. 너무 상처받았다"면서 "이 가사를 쓰고 들려주니 울면서 미안하다고 하더라. 지금은 다시 잘 지내는 중"이라며 웃었다.

영케이는 "'셧 더 도어'는 여기저기 치이고 상처받고 돌아와서 일기 쓰듯이 쓴 곡이다. 이게 타이틀곡이 될 줄 몰랐다. 데이식스 영케이는 정제된 모습이고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준비가 돼 있는 완성형에 가까운 버전이라면, 강영현은 조금 더 옹졸하고, 상처도 받을 줄 알고, 불만도 가질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모습을 담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나를 꺼내 보기는 작업은 큰 용기가 있어야 하는 일이었다. 자연스럽게 영케이와 강영현을 분리하려는 마음을 가진 그로서는 더더욱 그랬다. 영케이는 "강영현은 영케이보다 부족하고, 나쁜 마음을 먹을 때도 있다. 그걸 다 드러내는 게 자신이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강영현 자체도 많이 정제된 것 같아서 '조금 더 인간적이고, 완성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도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고백했다.

작업하는 동안 자신에게 '너는 현재 어떠한 상태니?'라고 자주 물어봤다고도 했다. 그렇게 파악한 인간 강영현은 "굉장히 자유롭고 싶어 하는 사람이고, 자기주장도 은근히 세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것 같고, 또 연약한 것 같다. 밖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 미소를 잘 띠지만, 또 뭐든 웃어넘길 것 같은, 어떤 사람은 쾌남이라고도 불러주지만 울기도 많이 울고, 상처도 많이 받는 사람"이라고 영케이는 말했다.

무려 15곡을 채워 넣으며 음악적으로 성장도 체감했다고. 그루비룸, 선우정아 등과 작업하며 색다른 도전을 하기도 했다. 영케이는 "15곡이 다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면서 "'이번 앨범. 와, 쩐다'라는 반응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룹 데이식스 영케이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데이식스 영케이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내달 14~16일에는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솔로 투어의 포문을 연다. 영케이는 "팀으로 공연할 때는 시선 분산이 가능하지만, 이제는 혼자 짊어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조금 더 몰아붙이게 되는 거 같다. 좋은 점은 두 손이 자유롭다는 거다. 스탠드 마이크에 묶여 있던 제가 뛰어다닐 수 있게 된다"면서 "공연을 열심히 촘촘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음악은 제게 애증의 관계였어요. 어렸을 때는 즐길 수 있는 존재였죠. 업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가수를 꿈꾸진 않았던 것 같아요. 어찌어찌 흘러서 JYP엔터테인먼트에 들어오고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은 이 직업과 제 성향 자체가 딱 들어맞진 않을 수도 있겠다는 거였어요. 음악이 업이 되는 순간 즐거움은 조금 낮아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주변의 뮤지션들이 음악을 사랑하는 정도를 보면서 '난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라며 회의감이 들기도 했죠. 하지만 살아남기 위해 음악을 하다 보니 어느 정도 실력도 쌓였고, 할수록 재미가 붙었어요. 지금은 최대한 오래 무대에 서고, 노래를 만들고, 부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지점까지 왔습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