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한 병원에서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를 불법 투약하며 4억5700만원을 챙긴 의사 등 14명이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26일 마약류관리법 위반과 불법촬영, 준강제추행 등 혐의로 의사 2명과 병원 행정실장 1명, 투약자 11명 등 14명의 수사를 마치고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서울 청담동에서 의원을 운영한 의사 A씨는 2021년 11월부터 2년간 미용 시술을 하는 것처럼 꾸며 7명에게 프로포폴 등을 71차례 투약하고 4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2021년 7월부터 약 7개월간 수면마취 상태의 여성 환자 1명을 27차례 불법 촬영하고 추행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경찰은 압수수색 등을 통해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지난 9일 구속했다. 동업 의사 B씨는 2022년 7월부터 약 1년간 8명에게 프로포폴과 미다졸람, 케타민 등을 111차례 투약하고 4억17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이 책정한 1회 투약비는 35만원으로 약물 원가의 31.7배였다. 한 투약자는 11개월 동안 64차례 병원을 찾아 2억5300만원을 썼다.

두 의사는 마약류 감시를 피하고 수면 상태를 오래 유지하기 위해 덱스메데토미딘 등 일반 마취제를 의료용 마약류와 함께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덱스메데토미딘이 마약류 대용으로 오남용된 사례가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