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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누가 배 터질 때까지 먹나요"…호텔 뷔페 확 달라진 이유
그랜드 하얏트 서울 '더 테라스 키친' 가보니
미리 만든 음식 가득 쌓아놓던 뷔페는 '옛말'…호텔 뷔페의 변신
호텔 뷔페 ‘가짓수 경쟁’서 품질 경쟁으로
즉석 조리하고 셰프가 직접 테이블 서비스
전문 레스토랑 시그니처 메뉴도 한자리에
미리 만든 음식 가득 쌓아놓던 뷔페는 '옛말'…호텔 뷔페의 변신
호텔 뷔페 ‘가짓수 경쟁’서 품질 경쟁으로
즉석 조리하고 셰프가 직접 테이블 서비스
전문 레스토랑 시그니처 메뉴도 한자리에
최근 새단장을 마친 서울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뷔페 레스토랑 ‘더 테라스 키친’ 얘기다. 호텔 뷔페가 ‘얼마나 많은 음식을 차려놓느냐’를 겨루던 가짓수 경쟁에서 벗어나고 있다. 주문을 받은 뒤 즉석에서 조리하고, 호텔 내 고급 레스토랑의 대표 메뉴를 한 공간에 모으는 등 '레스토랑처럼 먹는 뷔페'로 진화하고 있다.
수많은 음식 대신 ‘제대로 만든 한 접시’
지난 20일 오후 그랜드 하얏트 서울 더 테라스 키친에 방문했다. 뷔페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음식이 빼곡하게 늘어선 진열대보다 주방이다. 넓은 오픈 키친 곳곳에서 셰프들이 주문받은 음식을 조리한다.‘알라미뉘트(À la minute)’ 방식이다. 핵심은 프랑스어로 ‘즉석에서’를 뜻하는 이 방식에 따라 더 테라스 키친은 전체 메뉴의 3분의 1 이상을 미리 조리해 쌓아두는 대신 주문을 받은 뒤 즉석에서 완성한다. 뷔페의 편리함은 유지하면서 단품 레스토랑에 가까운 음식 상태를 구현하려는 것이다. 뷔페의 고질적인 약점은 음식이 만들어진 뒤 고객의 접시에 담길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아무리 좋은 식재료를 써도 튀김은 눅눅해지고 고기는 식는다. 손님이 몰리는 시간에 맞춰 많은 양을 미리 조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기존 뷔페의 ‘가짓수 경쟁’에서 벗어나 음식의 품질과 조리 과정, 고객 경험에 초점을 맞춘 더 테라스 키친을 선보였다. 전체 메뉴의 3분의 1 이상을 주문 즉시 조리하는 ‘알라미뉘트’ 방식으로 제공해 갓 만든 음식의 맛과 식감을 살리고, 호텔 내 ‘테판’ ‘텐카이’ ‘카우리’ ‘스테이크 하우스’ 등 전문 레스토랑의 시그니처 메뉴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도록 했다.
토마호크 카빙과 플람베 등 셰프의 조리 퍼포먼스와 음식을 직접 테이블까지 가져오는 트롤리 서비스를 더해 식사 자체를 하나의 볼거리로 만들었다. 도심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파노라믹 뷰는 덤이다. 전면 통유리창 너머로 펼쳐지는 남산의 수려한 자연과 한강 파노라마 뷰를 만끽하며 뷔페를 즐길 수 있다. ‘많이 먹는 곳’이던 기존 뷔페에서 한 단계 나아간 하이엔드 다이닝 경험을 내세웠다.
“배불리 먹는 곳”에서 “미식을 즐기는 곳”으로
최근 고급 호텔 식음료(F&B)의 경쟁 축이 음식 자체에서 ‘경험’으로 확대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음식이 완성된 결과만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셰프가 조리하고 자르고 불을 붙이는 과정까지 콘텐츠로 만드는 것이다. 더 테라스 키친 역시 갓 조리한 킹크랩 등의 요리를 제공하는 트롤리 서비스, 육즙 가득한 토마호크 라이브 카빙, 화려한 불꽃이 돋보이는 플람베 퍼포먼스가 더해져 공간 전체를 역동적인 미식의 무대로 완성한다.
따라서 최근에는 메뉴 숫자를 줄이더라도 식재료의 질과 조리 직후의 맛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전략이 바뀌고 있다. 한 끼에 수십 가지를 먹기보다 ‘기억에 남는 몇 접시’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호텔 입장에서는 여러 전문 레스토랑의 메뉴를 뷔페에 접목하면 호텔 전체의 미식 콘텐츠를 한 번에 경험시키는 효과도 있다. 뷔페가 단순한 식당이 아니라 호텔 F&B를 소개하는 ‘쇼룸’ 역할까지 하는 셈이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 역시 더 테라스 키친을 객실과 연결하고 있다. 새 레스토랑 개장을 기념해 객실 1박과 디너 이용을 결합한 ‘Dinner at TTK’ 패키지를 선보이고, 호텔 마스코트 ‘하이(HY)’를 셰프로 변형한 ‘셰프 하이(Chef HY)’ 굿즈도 내놨다. 식사 한 끼를 판매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숙박과 캐릭터 상품까지 하나의 경험으로 묶은 것이다.
선창호 더 테라스 키친 총괄 셰프는 "과거 뷔페가 얼마나 많은 메뉴를 한자리에 보여주느냐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고객이 갓 조리된 음식을 가장 좋은 상태에서 맛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메뉴 가짓수보다 식재료와 조리의 완성도, 그리고 셰프와 고객이 만나는 경험에 더 무게를 뒀다"고 말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