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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공인해줬다"...강남서 잇딴 '집주인 대출' 매물
李 매도시 설정한 17.7억 근저당권 연일 논란
"대출규제 전세난에 힘든데...특정인은 우회?"
조합원지위양도 등 규제 난맥상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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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대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 대통령 부부가 공동 보유한 분당 양지마을 금호1단지 전용면적 164.25㎡ 아파트는 지난 14일 29억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되고 이틀 뒤인 16일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완료됐다. 이에 따라 해당 아파트 소유자는 이 대통령·김혜경 여사 공동 명의에서 김모씨와 조모씨 공동 명의로 변경됐다.
논란이 되는 것은 아파트 매매 과정에서 이 대통령 내외가 설정한 채권최고액 17억7000만원의 근저당권이다. 매매가 29억원의 60%가 넘는 규모다. 근저당권은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부동산을 담보로 설정하는 권리다. 일반 저당권과 달리 채권최고액을 미리 설정하고 그 범위 내에서 채권을 담보하는 방식이다.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금융권 대출 규제를 우회하기 위한 ‘사금융’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금융권 대출 한도와 비교해 근저당을 통한 차입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현재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시가 25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의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최대 2억원이다. 반면 매수인이 매도인으로부터 직접 자금을 빌리는 형태의 개인 간 거래에는 금융권을 대상으로 한 LTV·DSR 규제가 직접 적용되지 않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내가 집을 못 사는 이유는 대출이 아니라 근저당을 설정해줄 매도인을 못 찾기 때문” “가진 돈은 1억이지만, 8억 집주인 대출을 노리겠다”는 등의 냉소적인 반응이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대통령이 공인해준 방법’이라며 집주인 대출을 하겠다는 단지도 잇따른다. 강남구 자곡아이파크 전용 59㎡는 20억원에 매매를 시도하면서 집주인 대출을 6억원 명시했다.
이번 거래가 현재 부동산 시장의 온갖 난맥상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양지마을은 신탁방식 재건축 사업시행자 지정 고시를 앞두고 있다. 이 대통령이 2018년 김 여사에게 증여한 지분은 예외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업시행자 지정 이후 매도시 조합원지위양도를 할 수 없다. 매수인이 매매대금을 모두 마련하기에 앞서 소유권 이전을 마치기 위해 이런 형태의 매매계약이 체결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수자는 자금 일부를 매도인으로부터 조달하는 동시에 향후 재건축 시 분양권까지 확보할 수 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거래 자체는 불법이 아니라고 보면서도 “일반 국민이 같은 방식으로 거래했다면 자금출처 소명을 요구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전날 언론 공지를 통해 이 대통령 자택 매각 과정에서 설정된 근저당은 10월 말 지급될 미지급 잔금에 대한 담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수인의 사정을 배려해 등기 이전을 먼저 진행한 것으로 거래는 당사자 간 민사상 합의에 따라 투명하게 이뤄진 통상적인 부동산 거래 방식이었다고 밝혔다. 매수인과 사적 인연이나 특수관계가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이 대통령은 1998년 해당 아파트를 3억6000만원에 매입해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보유해왔다. 이후 지난 2월 말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규제와 관련 논란이 확산되자 해당 아파트를 29억원에 매물로 내놨다. 현재 동일 면적 기준 인근 매물 호가는 31억원 안팎이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