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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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민간 어선을 동원해 공해상에서 대규모로 대열을 지어 움직이는 ‘해상 민병대’ 활동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대만 봉쇄를 비롯해 어선을 활용한 군사 지원 능력을 시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국 저장성 저우산군도와 동부 연안에서 출항한 어선 1000여 척이 대만 북쪽 동중국해에서 12시간 넘게 ‘L자’ 대형을 유지했다. 중국 어선들은 이후 6개월 사이에 동일한 해역에서 비슷한 행동을 네 차례에 걸쳐 반복했다. 1월에는 일부 선박이 30시간 이상 같은 자리를 지켰고 3월 말에는 대형이 한국 제주도에 더 가까운 해역으로 이동했다. 4월에는 중국의 연례 여름 어로 금지 직전 동일한 경도상에 다시 선박들이 모였다.

중국 관영 매체는 이를 정상적인 조업 활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이 해군·해경과 별도로 운용하는 준군사조직인 해상 민병대의 대규모 기동 능력을 시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집결 규모는 남중국해에서도 보기 어려운 수준으로, 민병대 소속 배뿐 아니라 일반 어선까지 대거 동원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민병대가 대규모로 활동하자 일부 중국 화물선이 이를 피해 항로를 변경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제주까지 몰려온 어선 1000척…바다 뒤덮은 中 '비밀 병력'
해상 민병대는 평시에는 어업에 종사하다 유사시 군사 임무를 수행하는 조직이다. 1950년대부터 중국이 운용했으며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과정에서 외국 선박을 감시하고 위협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2014년 중국의 국방 관련 학술지는 해상 민병대를 ‘광범위한 분포와 위장된 신분을 갖춘 대체 불가능한 전력’이라고 평가했다.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후에는 새로운 해상 민병대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장비와 훈련 수준을 높이는 한편 분쟁 해역에 장기간 머무는 어선에 하루 2만4000위안(약 460만원)이 넘는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물대포를 장착한 대형 철제 선박을 운용하는 전업 민병대도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민간 선단을 조직적으로 통제하는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사시 해상 민병대는 정찰과 군수 지원, 해저 통신 케이블 절단, 대만 항만 봉쇄, 해상 물류 교란 등에 투입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레고리 폴링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중국은 다른 어떤 나라도 따라 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민간 선단을 정치적으로 통제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