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출국 환송식, 정청래 자리에 김민석
"이겨야 할 선거 졌다" 후폭풍
순방길 '與 지도부 패싱' 파장
靑 "환송인원 최소화" 설명에도
李 '선거 쓴소리'에 당정 냉기류
8월 전대 앞두고 金에 힘 싣나
鄭, 비공개로 고창 선운사 찾아
순방길 '與 지도부 패싱' 파장
靑 "환송인원 최소화" 설명에도
李 '선거 쓴소리'에 당정 냉기류
8월 전대 앞두고 金에 힘 싣나
鄭, 비공개로 고창 선운사 찾아
통상 대통령의 해외 순방 때는 여당 지도부가 공항에 나와 환송한다. 집권 여당으로서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뒷받침하겠다는 ‘당청 일체’의 상징적 자리이기 때문이다. 정 대표가 지난해 8월 취임한 이후 대통령 순방길을 배웅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전날 이 대통령이 던진 ‘지방선거 책임론’ 메시지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길 것을 졌다. 이겨야 하는 곳을 졌다면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며 당 지도부를 겨냥해 쓴소리를 했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선거 패배의 책임을 사실상 지도부에 묻고 있는 상황에서 환송 행사를 함께 치르는 것에 서로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며 “대통령의 강력한 경고 시그널이 담긴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여당의 권력 지형 재편과 맞물려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차기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에서 이 대통령이 정 대표와 거리를 두는 대신 당권 도전에 나설 김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려고 의도한 연출이라는 해석이다. 그동안 대통령 귀국길에만 몇 차례 나온 김 총리는 이날 처음으로 출국길 환송 행사에 참석했다. 현재 민주당 차기 당대표 선거는 정 대표의 연임 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김 총리와 송영길 의원 등이 주요 후보군으로 꼽힌다. 김 총리와 송 의원이 이른바 ‘친이재명계’ 연대를 해 단일화하고 정 대표와 1 대 1 경선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한 친명계 의원은 “정 대표가 안 간 게 아니라 못 간 것”이라며 “당청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으려면 정 대표가 다음 전당대회에 불출마하는 결단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5선 중진 박지원 의원은 한 유튜브 방송에서 “김 총리가 나가더라도 세게 힘을 실어주시는구나 했다”며 환송 불참을 두고 “대통령 말씀하신 것을 정청래 지도부는 알아차려야 한다”고 부연했다.
서울시장 선거 패배 후 공개 활동을 자제하는 정 대표는 이날 비공개로 이원택 전북지사 당선자와 오찬을 한 뒤 고창 선운사를 찾아 경우 주지스님과 차담을 했다.
청와대와 친정청래계에선 ‘김 총리 힘 싣기’라는 시각에 선을 그었다. 청와대는 “중동 전쟁 장기화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투표 부실 관리 대응 등 국내 현안을 고려해 청와대 및 내각의 환송 인원을 최소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실장도 “국내 상황이 엄중해 인원을 최소화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친청계 의원도 “확대해석하지 말라”고 했다.
최형창/김형규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