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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美 보안인증 강화, K방산 위협할 수도
국내업체, 내년 시행여부도 몰라
정부, 실태 파악·간소화 추진해야
조철오 중소기업부 기자
정부, 실태 파악·간소화 추진해야
조철오 중소기업부 기자
지난해 11월 시작된 CMMC 규제는 2027년부터 전 세계 방산업체를 대상으로 강화된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국내 방산·조선 협력사에 CMMC는 너무나도 낯선 제도였다.
CMMC는 미국 방산 공급망에 들어가기 위한 일종의 입장권으로 비유할 수 있다. 함정 정비 도면, 작업 지시서, 장비 사양, 미군 제공 기술자료 등 비공개 정보를 다루려면 원청업체뿐 아니라 협력사도 미국이 요구하는 보안 기준을 맞춰야 한다.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국내 방산업계는 뒤늦게 CMMC 제도를 들여다보고 있다. 국내 전문가가 많지 않은 데다 구체적인 기준도 잘 알려지지 않아 대부분 기업이 혼란스러워한다. 하청업체는 아예 손을 놓은 상태다.
CMMC는 2021년 전후 국내에 알려졌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도 그 중요성을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미국과 한국 공급망이 맞물리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한·미 정부 간 협의가 지연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다. 계엄, 탄핵, 대통령 선거 등 굵직굵직한 정치 이슈가 잇따르면서 CMMC 대응이 뒤로 밀렸다는 분석도 많다.
현장의 전문가들은 “더 이상 늦춰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둘러야 할 일은 정확한 실태 파악이다. 당장 한·미 조선 협력 공급망에서 CMMC가 어디까지 적용될지부터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산업통상부는 조선·기자재 업체 지원 체계를 짜고, 외교부는 미국과 협의해 절차 간소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국가정보원 등 보안당국도 방산 기밀과 미군 관련 자료가 어떻게 관리되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한국 조선·방산업계는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시장이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 한·미 조선 협력이 본격화하고, 한국이 미국 조선업 재건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정부도 미 해군 MRO를 K조선의 미래 먹거리로 띄웠다.
축포를 쏘기엔 아직 이르다. 미국 방산 공급망은 기술력만큼이나 신뢰와 보안을 요구한다. 함정을 잘 만들고 정비할 수 있다는 장점만으로는 미국 시장에 들어갈 수 없다. 미국이 요구하는 보안 체계를 갖춰야 실제 계약이 성사된다. 지금이라도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CMMC가 K방산 수출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