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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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은 성범죄자가 음주 제한 준수사항을 어긴 사건에서, 검사가 무죄 부분에 대해서만 항소했는데도 항소심이 이미 확정된 유죄 부분까지 다시 판단해 형을 선고한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는 전자장치부착등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 사건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제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2024년 추행죄 등으로 징역 1년과 전자장치 부착명령 5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2025년 3월 형 집행 종료와 함께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의 음주를 하지 말라"는 준수사항을 부과받았다.

하지만 A씨는 같은 해 8월 17일 오전 지인과 소주 1병 반가량을 나눠 마셔 혈중알코올농도 0.215% 상태로 적발됐다. 귀가 안내를 받은 뒤에도 같은 날 오후 추가로 술을 마셔 혈중알코올농도 0.243%로 다시 측정됐다. 검찰은 오전·오후 음주 행위를 각각 별개의 범행으로 보고 재판에 넘겼다.

1심은 오전 음주 행위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해 징역 8개월을 선고했지만, 오후 행위는 별도 범죄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검사만 무죄 부분에 대해 항소했고, 피고인은 유죄 부분에 항소하지 않았다.

그런데 2심은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이면서 무죄 부분뿐 아니라 이미 확정된 유죄 부분까지 포함해 1심 판결 전체를 파기한 뒤 다시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이를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항소하지 않은 이상 1심 유죄 부분은 그대로 확정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검사가 무죄 부분에 대해서만 항소한 사건에서 항소심이 확정된 유죄 부분까지 다시 심리·판단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항소심은 무죄 부분만을 대상으로 심리했어야 함에도 원심 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형을 다시 선고했다"며 "심판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은 형사재판에서 항소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또 확정된 판결 부분을 상급심이 다시 판단할 수 있는지에 관한 원칙을 재확인한 사례로 평가된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