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글로벌 - 지속가능 정보 공개

2025년 유럽연합(EU)에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규제 간소화가 진행돼 지속가능성 정보공개에도 영향을 미쳤다. 유럽지속가능성 보고지침(CSRD) 적용이 일부 연기되면서 현지법인이 2026년부터 공개를 준비 중이던 일본 기업들은 허탈감을 느꼈을 것이다.

일본에서는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SSBJ)가 제정한 일본판 지속가능성 공개 기준이 2027년 3월(2026년 4월~2027년 3월)부터 순차적으로 유가증권 보고서에 적용된다. CSRD 대응을 진행 중이던 기업도 SSBJ 기준에 초점을 맞춰 체제 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회사에 정말 중요한 지속가능성 과제를 선정하고, 공개에 필요한 정보 수집과 신뢰성 확보 등 산적한 과제를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는 일이 기다리고 있다.

일본 기업 50%, 기후 위험 재무적 영향 미기재

일본 기업의 지속가능성 공개 현황을 보면 엄격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유한책임 감사법인 토마츠가 2025년 10월에 공표한 지속가능성 공개 분석 결과에서 SSBJ 공개의 과제가 드러난다.

첫째는 재무적 영향의 공개다. SSBJ 기준은 기후 관련 위험 및 기회와 관련해 예상되는 재무적 영향의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2025년 3월기(2024년 4월~2025년 3월) 유가증권 보고서에서 재무적 영향을 금액이나 매출 대비 비율 등의 정량적 수치로 공개한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시장 상장기업은 22%에 그쳤다.

SSBJ 공개의 핵심은 투자자의 의사결정에 기여하는 정보를 공개하는 데 있으며, 재무적 영향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정량적 수치는커녕 재무적 영향조차 기재하지 않은 기업이 50%에 달한다.

유한책임 감사법인 토마츠의 파트너인 고바야시 나가아키는 “재무적 영향에 대해 계산 방법이 제시된 것이 아니기에 기업의 재량에 맡겨진 부분이 있다.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무적 영향을 어떻게 공개하면 좋을까. 고바야시는 “재무제표의 숫자를 분해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예를 들어 매출을 가격과 수량으로 분해하고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전제로 그 숫자들을 변동시켜 영향의 폭을 도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지속가능성 공개 시기도 큰 과제다. SSBJ 공개에서는 재무 정보와 지속가능성 정보를 동시에 공개해야 한다. 앞서 분석에 따르면 시가총액 1조 엔이 넘는 프라임 상장기업 중 2025년 3월기 유가증권 보고서에서 온실효과 가스배출량 당기 실적을 공개한 비율은 34.6%였다. 실적값 공개가 없는 기업도 21.1%에 달한다. SSBJ 기준 적용 후 2년간은 ‘2단계 공개’가 허용될 전망이며, 재무 정보와 지속가능성 정보공개 시기를 달리할 수 있다.

하지만 고바야시는 “2년이라는 제한된 기간 동안 2단계 공개를 전제로 체제를 구축하는 것은 의미 없다. 처음부터 동시 공개에 나서는 기업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과제를 극복하고 지속가능성 정보공개를 기업가치 향상으로 연결하려면 경영진의 이해와 주도적 실행 역할이 필수적이다.

일본 '지속가능성 정보공개' 초읽기 들어간다


인적자본 정보공개도 확대

인적자본 정보공개도 재검토를 요구받는다. 2026년 3월기부터 유가증권 보고서에서 인적자본 정보공개가 확대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지속가능성 정보의 하나로 공개해온 인적자본 정보를 별도 란에 기재한다.

경영전략과 인재전략의 연동이 강조되고 있지만, 공개 실태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인식이 배경에 있다.
다이와종합연구소가 2025년 8월에 공표한 인적자본 공개 분석 결과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이 연구소는 2025년 3월기 유가증권 보고서를 대상으로 인적자본 공개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했다.

인적자본에 관한 전략 기술에는 인재 육성이나 직원 참여도 같은 주제가 자주 등장하는 반면, 경영방침이나 사업 리스크 관련 기술에는 이러한 주제가 적게 나타난다. 또 인재 전략 내에서 인재 육성이나 경력 개발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실제로 지표와 목표로 공개하는 것은 젠더 평등이나 인재의 다양성이 많아 괴리를 보인다.

다이와종합연구소 금융조사부의 오타 다마미 수석연구원은 “기업에 따라서는 무엇을 기술할지에 대한 논의가 충분하지 않고 담당자 수준의 기재에 그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보고 있다.

유가증권 보고서에서 ‘여성 관리직 비율’이나 ‘남녀 간 임금 격차’ 같은 다양성 관련 지표 공개가 의무화된 것도 배경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른 기업과 동일한 지표만 공개해서는 자사의 특징이나 강점을 충분히 전달할 수 없다. 다이와종합연구소 금융조사부의 후지노 다이키 연구원은 “앞으로는 기업의 색깔을 드러내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는 SSBJ 기준에 따른 공개나 인적자본 공개를 위해 기업의 지속가능성 정보 수집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공개를 위한 공개’에 그치지 않고, 수집한 정보를 경영 혁신이나 비용 절감, 상품·서비스 개선에 활용할 수 있을까? 데이터 활용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일본 '지속가능성 정보공개' 초읽기 들어간다

니케이ESG 편집부
번역 김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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