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호황에 성장축 열리는 탄자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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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B5
KOTRA가 본 해외시장 트렌드
국가 주도로 개발 사업 가속화
물류·전력 등 인프라 사업 활발
외국기업 직접 투자액도 급증
한국기업 전략적 진출의 '호기'
탄자니아 정부는 2025년 6%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예상되는 거시경제 안정성을 바탕으로 ‘탄자니아 비전 2025’와 ‘제3차 5개년 개발 계획’ 이행을 위해 대규모 공공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건설 부문은 2030년까지 연평균 10% 성장해 시장 규모가 174억달러(약 25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건설 지출의 65%가 공공 재원이라는 것은 이번 호황의 동력이 정부의 전략적 의지에 있음을 보여준다. 핵심은 물류, 에너지, 광산, 산업단지 등의 개별 인프라를 단순히 확충하는 수준을 넘어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탄자니아의 인프라 투자 전략은 크게 두 축으로 볼 수 있다. 첫째는 동아프리카 내륙국을 다르에스살람 항만과 연결하는 ‘물류 네트워크 혁신’이다. 플래그십 사업인 표준궤철도(SGR)는 르완다, 부룬디, 콩고민주공화국 등 내륙국과의 연결성을 높이는 대동맥 역할을 한다. SGR 완공 시 니켈, 흑연 등 핵심광물의 운송비를 최대 30%까지 절감해 광산 프로젝트의 경제성을 높일 예정이다. 또한 다르에스살람 항만 현대화를 위해 아랍에미리트(UAE) 국영기업 DP월드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항만 운영 효율성을 크게 개선했다. 둘째 축은 ‘에너지 자립’과 ‘산업 기반 확충’이다. 이집트 컨소시엄이 수행한 율리우스 니에레레 수력발전소는 2115MW의 설비용량을 확보하며 만성적 전력 부족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전력과 물류 인프라의 병행 개선으로 FDI 유입도 탄력을 받고 있다. 탄자니아 투자 및 특별구역청(TISEZA)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등록 프로젝트 규모는 총 36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했다. 이는 인프라 투자가 FDI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탄자니아는 ‘비전 2025’를 넘어 ‘탄자니아 개발 비전 2050’을 통해 포괄적이고 경쟁력 있는 상위 중간소득 국가로의 도약을 목표로 한다. 이는 △산업 부문이 GDP의 20%를 넘는 산업 국가로의 전환 △포괄적인 농업 기계화 △동아프리카 지역 운송·물류 허브로의 도약을 위한 인프라 투자를 포함하고 있다. 특히 전 국민 전력 접근성 100% 달성과 재생에너지 확대 공급 등의 목표는 한국 기업의 에너지, 신재생, 친환경 인프라 분야 진출과 직접 맞닿아 있는 지점이다.
지난 11월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사미아 술루후 하산 대통령은 1기 정부에서 구축한 인프라 중심 성장 전략과 투자환경 개선 기조를 유지·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점에서 우리 정부가 G20 등 다자 협의체를 통한 포용적 지속가능성장, 핵심 광물, 기후변화 등 아프리카 대륙의 핵심 의제를 논의하며 아프리카 발전 기여 의지를 재확인한 것은 우리 기업에 절호의 기회다.
탄자니아의 건설 붐을 단순한 수주 기회로만 볼 것이 아니라 아프리카 핵심 광물 공급망과 동아프리카 물류 거점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투자 플랫폼으로 인식하고 인프라·제조·에너지·물류를 연계한 유기적 진출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호황의 구조적 의미를 정확히 읽고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면 탄자니아는 한국의 대(對)아프리카 경제협력 구상의 중심축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