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건전성, 균형 잡힌 리스크 관리가 중요"

자본시장을 움직이는 사람들

이종철 KB증권 전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정상화될 때 필요한 자금이 공급되도록 균형 잡힌 리스크 관리를 이어가겠습니다.”

이종철 KB증권 리스크심사본부 전무(사진)는 15일 기자와 만나 “부동산 PF 시장에서 증권사가 해야할 역할은 단순히 취급을 늘리거나 줄이는 수준이 아니라, 안정적 공급자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리스크를 통제하는 데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3분기까지 KB증권이 쌓은 충당금은 1413억원이다. 부실 위험과 관련해 이 전무는 “전체 자산 대비 문제가 되는 비율이 어느 정도인가가 더 중요한 지표”라며 “세부 건전성 지표를 살펴보면 충분한 자본 완충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KB증권의 주요 건전성 지표는 대형사 평균보다 안정적이다. 9월 말 기준 고정이하자산비율은 1%로 집계됐다. 대형 증권사 평균 수치인 1% 초중반에서 5% 후반까지의 범위보다 낮다. 다만 9월 말 연체율은 0.32%로 소폭 상승했다. 이 전무는 “2022년 6월부터 금리인상기에 접어들고 같은해 9월 레고랜드 사태가 터졌다”며 “그 직전에 취급한 PF 자산이 3년이 지나 만기가 돌아오면서 일부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KB증권은 이 시기의 경험을 토대로 부동산PF 심사 기준을 한층 강화했다. 분기 단위로 심사 본부와 영업본부가 ‘투자자산 건전성 점검 협의체’를 꾸려 손실 가능성을 점검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고 있다. 신용보강 요건도 강화됐다. 전체 PF의 약 59%에 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이나 신용등급 A등급 이상 시공사의 신용보강을 붙여 취급한다. 리스크가 큰 브릿지론도 크게 줄였다. 브릿지론 관련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370억원으로 전체의 1.1%에 불과하다. 이 전무는 “브릿지론은 구조적으로 위험이 큰 만큼 본PF 전환이나 타사 인수 등을 통해 위험노출액을 빠르게 축소했다”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지만 부정적 사이클을 견딜 수 있는 구조로 조정했다”고 말했다.

내년 시장 전망은 조심스럽게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부동산 가격 조정이 완전히 끝나지는 않았지만 유동성 공급이 적절하게 이뤄지면 서서히 균형점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