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도체 투자 확대와 美근로자 교육으로 대미 협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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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과학단지 모델, 미국에 이식하고 건설 지원
투자 금액은 한국·일본보다 적을 전망
26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대만이 약속하는 미국의 총 투자 규모는 일본과 한국의 투자 규모보다 적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대만의 노하우를 활용해 워싱턴에 과학 단지 인프라를 건설하는데 대한 지원이 포함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밝혔다.
한국과 일본은 미국 수출 상품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 위한 협정에 따라 각각 미국에 총 5,500억달러와 3,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대만의 대미 수출품에는 현재 20%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다만 대만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의 경우, 미국이 국내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동안 반도체 관세는 부과하지 않고 있어 한국과 마찬가지로 면제 상태이다.
소식통은 미국과 대만의 협정이 언제 마무리될지, 어떤 세부 사항이 최종 합의에 포함될지는 불분명하다고 언급했다.
백악관 대변인 쿠시 데사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하기 전까지는 잠재적 무역 합의에 대한 보도는 추측일 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첨단 기술이 필요한 공장에서는 미국인을 훈련시키기 위해 숙련된 외국인 노동자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해왔다.
대만 무역협상처는 성명을 통해 "대만 모델"에 따라 미국과의 공급망 협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은 1980년대에 반도체 제조의 대부분이 이루어지는 과학단지를 개발하기 시작해 원활한 생산을 위한 전체 공급망을 구축했다.
조정태 대만 총리는 양측이 특정 세부 사항을 확정하기 위해 문서를 교환하는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에서 이런 작업을 하기는 매우 어렵다. 과학 단지라는 개념, 관행, 실적을 가진 나라가 대만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대만은 대만식 모델을 미국에 이식하는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최첨단 반도체 기술과 연구는 대만에 남는다는 계획이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숙련된 외국인 노동자를 데려오는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을 인정하면서, 핵심산업에서는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를 환영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미국-사우디 투자 포럼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 친구와 함께 대규모 공장을 설립할 것"이라며 "그곳이 컴퓨터 칩 사업의 40~50%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들이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건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일이며 수십억달러를 투자하는 사람들이 자국에서 많은 인력을 데려와 공장을 열고 운영하도록 허용하지 않으면 우리는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에 대한 관세를 여러 차례 말했으나 이달 초 미국 관리들은 반도체에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보도됐다.
한편 AI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TSMC는 애리조나에 칩 공장을 짓기 위해 1,650억달러를 투자하고 있으나 핵심 칩 생산은 대만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TSMC는 미국 프로젝트에서 적합한 인력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TSMC는 올해 1월 애리조나에 새 공장을 짓는데 대만보다 두 배 이상 오래 걸렸다면서 숙련된 인력 부족과 공급망의 공백을 이유로 들었다. TSMC는 건설 인력의 절반을 텍사스에서 애리조나로 이전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