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야당 "방만 재정" vs 다카이치 "성장해야 재정 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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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총리 첫 야당 당수 토론
중·일 갈등에 "대화 통해 좋은 관계"
엔저 지적엔 "정부로서 필요한 조치"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야당 당수와 토론회를 가졌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대표는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으로 일·중 관계가 냉각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독단전행이 아니었나. 책임을 느끼느냐”고 추궁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대만 유사시 일본의 집단 자위권 행사가 가능한 ‘존립 위기 사태’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후 중국은 발언을 철회하라며 거세게 일본을 밀어붙이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노다 대표의 질의에 “대화를 통해 포괄적인 좋은 관계를 만들어 나가겠다”며 “국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제 책임”이라고 답했다.
노다 대표는 “(총리가) 자위대 최고 지휘관으로서 해서는 안 될 말도 있다”며 “지론을 무심코 말하는 것은 경솔하다”고 재차 비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당시 발언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질문을 받아 그 범위 내에서 성실히 답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존립 위기 사태 인정에 대해선 “개별적, 구체적 상황에 따라 모든 정보를 종합해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대만의 법적 지위에 대해서는 “인정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대만과는 비정부 간 실무 관계로 유지하고 있다”며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에서 일본은 대만에 관한 모든 권리, 권한을 포기했다”고 명언했다.
노다 대표는 다카이치 정부의 첫 경제 대책이 21조3000억엔 수준으로 마련된 데 대해 “규모가 지극히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국채 금리 상승에 대해 “방만 재정에 대한 경고”라고 덧붙였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를 부정하며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재정의 지속 가능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장하는 경제를 만들지 않으면 재정은 절대 건전화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노다 대표는 다카이치 총리 취임 후 엔화가 약세를 이어가는 데 대해 ‘다카이치 엔저’라고 표현했다. 엔저로 수입 물가가 오르면 인플레이션을 부추긴다는 게 노다 대표의 지적이다. 그러면서 시장의 경고로 받아들이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다카이치 총리는 “환율 동향에 대해 제 입장에서 말씀드릴 것은 없다”고 했다. 그는 “펀더멘털에 기반한 것인지, 투기적 움직임 등을 보면서 정부로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