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돌아온 알파벳, AI 생태계에 걱정거리인 이유는?

"가장 수직적 통합된 하이퍼스케일러로 가장 위협적"
엔비디아, 오픈AI,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영향
사진=REUTERS
딥마인드를 통해 인공지능(AI)에서 선구적 기업으로 평가받았지만 대중적 생성 AI모델에서 뒤졌던 알파벳이 AI로 돌아왔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18일에 발표한 개선된 제미나이3 모델이 오픈AI의 챗GPT5와 앤스로픽의 클로드 소넷트4.5보다 뛰어난 성과를 보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알파벳의 급격한 성장은 기존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AI 생태계에는 걱정거리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알파벳은 엔비디아의 칩 대신 자체 텐서처리장치(TPU)를 사용하는 수직 통합 모델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연관 산업 효과는 크지 않으면서 가장 위협적일 수 있다는 뜻이다.

24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멜리어스 리서치는 알파벳이 개선된 제미나이 모델과 자체 TPU를 통해 AI 전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투자자들이 걱정해야 할 진짜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미 엔비디아의 뛰어난 실적도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지출과 순환형 산업 거래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을 뒤집기에는 충분하지 못했다.

멜리어스의 분석가 벤 라이츠는 “알파벳이 AI 전쟁에서 승자가 된다면 여러 기술 주식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투자자들에게 변동성에 대비하라고 경고했다.

그에 따르면, 알파벳은 "가장 수직적으로 통합된 하이퍼스케일러이기 때문에 가장 위협적"이라는 것이다. 알파벳은 인하우스로 공급하는 TPU와 맞춤형 네트워킹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알파벳이 "칩 설계를 더 많이 자체적으로 수행하고 자체 맞춤형 광회로 스위치를 구축할 수 있는 유일한 팀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파벳은 2016년부터 브로드컴과 협력해 자사의 TPU를 개발해왔다. 최근에는 가장 검증된 주문형반도체(ASIC)로 엔비디아의 GPU외에는 시장에서 가장 확실한 추진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도 받았다.
구글은 TPU 인프라에서 제미나이 AI 모델을 훈련하고 구동하고 있다.

같은 AI가속기이지만, 핵심적인 차이점은 TPU는 AI나 텐서 연산 등 특정 목적 수행에 특화된 반면 GPU는 범용적 병렬 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번에 제미나이 3모델에서 성공적인 평가를 받은 만큼 알파벳이 엔비디아나 AMD칩을 사용할 가능성은 낮아졌다.

라이츠는 또 장기적으로 구글이 제미나이를 통해 AI 워크로드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오라클 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월가에서는 알파벳이 오픈AI를 이길 경우 오픈AI가 약속한 재정적 약속을 이행하는 능력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라이츠는 알파벳이 장기적으로 AI의 승자가 될 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조금 이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반도체 및 하이퍼스케일러 기업(특히 오라클)은 알파벳의 발전을 우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제미니의 사용자가 증가할 경우 메타는 오픈 모델에 대한 막대한 투자 계획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메타는 2026년에 자본 지출이 올해보다 60% 증가한 1,130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제미니에 대한 열광으로 일부 투자자들이 “오픈AI가 이 시대의 AOL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품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요 클라우드 제공업체들은 내년에만 총 5천억 달러 가까운 지출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제미나이의 최신 버전이 탁월한 성능을 보이고 있지만 AI산업이 성공하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며 “AI가 제로섬 게임이 아닐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알파벳의 주식은 11월 초부터 "매그니피센트7”중 가장 크게 상승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