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23일 유엔총회 기조연설…트럼프와 2차회담은 안할 듯

월가 찾아 韓투자 세일즈 예정

시진핑 경주 APEC 참석 계기
11년 만에 국빈 방한 추진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23일 미국 뉴욕에서 개막하는 제80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에 참석하기 위해 22일 3박5일 일정으로 방미길에 오른다. 이 대통령은 총회가 열리는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안전보장이사회 공개 토론을 주재한다. 방미 중 뉴욕 월가에서 활동하는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투자은행(IB) 관계자도 만나 국내 투자를 요청할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2차 한·미 정상회담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19일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유엔총회 고위급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2일부터 26일까지 뉴욕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뉴욕 도착 첫날인 22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세계경제포럼 의장)을 만나 인공지능(AI) 기술 활용과 에너지 전환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미 상·하원 의원단도 접견할 예정이다. 위 실장은 “한·미 관계 발전을 위한 의회의 역할을 당부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튿날인 23일엔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구상을 밝힐 계획이다. ‘중단→감축→비핵화’로 이어지는 단계적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위 실장은 “이 대통령이 비핵화에 대한 기본적 접근 방법을 얘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4일에는 유엔 안보리 의장 자격으로 AI와 국제사회의 평화·안보를 주제로 한 안보리 공개 토의를 주재한다. 한국 대통령이 안보리 회의를 주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실은 트럼프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는 정상회담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과는 비교적 근래에 정상회담을 했고,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회담을 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25일 뉴욕 맨해튼 월스트리트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투자 서밋’에도 참석한다. 이 자리에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 등 정부 고위 관계자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경제계 주요 인사들이 함께할 예정이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와 보험·증권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에서는 월가에서 활동하는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 관계자들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글로벌 큰손 투자자를 상대로 대대적인 투자설명회(IR)를 열어 국내 증시 투자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위 실장은 “이 대통령은 글로벌 핵심 투자자들을 만나 우리 정부의 경제정책을 소개하고 한국 투자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다음달 말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재영/김형규/이현일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