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돌 맞는 국내 유일 사진 축제…올해 주제는 "인간은 한낱 우주의 먼지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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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이어온 ‘대구 사진 비엔날레’국내 유일의 사진 비엔날레가 오는 18일 막을 올린다. 2006년 시작해 20년을 이어온 ‘대구 사진 비엔날레’다. 대구광역시가 주최하고 대구문화예술회관 주관하는 이 축제는 격년에 한 번씩 개최돼 올해로 열 번째를 맞았다.
10번째 주제는 ‘공생’
9월 18일 개막
24개국 110여명 작가 참여
첫 외국인 예술총감독
엠마뉘엘 드 레코테 선임
‘생명의 울림(The Pulse of Life)’을 주제로 한 이번 행사는 대구문화예술회관 전관에서 펼쳐지는 여덟 개의 주제전을 비롯해 두 개의 특별전과 포토북 전시, 국제 사진 심포지엄, 북토크 등 다양한 부대행사로 구성됐다.
최초로 외국인 감독을 임명했다는 점 또한 특징이다. 이번 비엔날레의 예술총감독은 프랑스 태생의 엠마뉘엘 드 레코테(Emmanuelle de l’Ecotais)가 맡았다. 그는 프랑스의 국립현대미술관인 퐁피두 센터와 파리사진미술관에서 큐레이터를 역임했으며, 매년 11월 파리에서 대규모로 개최되는 사진 축제 ‘포토 데이즈(PhotoDays)’의 설립자이자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세계적인 사진전문가다. 지난해 성곡미술관에서 프랑스의 현대사진을 주제로 한 전시를 기획하기도 했다.
엠마뉘엘 감독은 ‘생명’이라는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에 대해 ”우주의 작은 조각에 불과한 인간이 너무 오랫동안 인간 중심의 사고를 펼쳐왔다“며 ”이번 비엔날레가 모든 생명과 인간이 맺는 관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대지에서 하늘로’, ‘중심의 중심’, ‘대지와 이어지다’, ‘정원을 가꾸다’, ‘지구 중심으로의 여정’, ‘물길을 따라,’ ‘인간, 자연’ ‘동물의 편에서’ 총 여덟 개 홀에서 선보이는 주제전은 이런 공생세의 순간을 사진예술의 언어로 담는다.
엠마뉘엘 감독은 특히 다섯 번째 홀을 힘주어 설명했다. 호주 출신 멜 오캘러헌(Mel O’CALLAGHAN) 작가의 ‘The Center of the Center’와 ‘The Pulse of Planet’ 두 영상 작품이 설치된 이곳은 전시 동선의 중심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태평양 아주 깊은 곳에서 촬영한 물과 빛, 바위가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영상 작품과 대지와 물의 움직임을 담은 소리를 감상할 수 있다. 엠마뉘엘 감독은 “이곳에서는 단순히 사진 작품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비엔날레의 주제이기도 한 생명체의 리듬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고 소개했다.
프랑스에 비해 이성의 신체와 성 문화에 있어 보수적인 한국인들에게 이 주제가 어떻게 다가가길 바라냐는 질문에 엠마뉘엘 감독은 ”귀스타브의 회화가 첫 공개됐을 당시 루브르박물관에서는 작품을 가려두고 숨겨뒀을 정도로 오랫동안 대중들 앞에 서지 못했지만, 현재 오르세미술관에 전시되고 있을 정도로 어렵지 않은 주제가 됐다“며 ”민감한 주제지만 오늘날 대중에게 있어 아주 충격적이지는 않은 주제이니 사진이 이를 어떻게 다루는지 봐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18일 시작되는 비엔날레는 11월 16일까지 이어진다.
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