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열풍 탄 리움의 호랑이…아모레가 소개하는 日 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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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한 전시들
리움미술관 '까치와 호랑이'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타카시展
리움, 까치와 호랑이
서울 한남동 리움미술관은 상설전시관 2층 한켠에서 기획전 ‘까치호랑이 虎鵲(호작)’를 열고 있다. 조선시대 인기 미술 장르였던 호작도(호랑이와 까치 그림)를 조명하는 전시다. 호작도는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수혜를 가장 크게 받은 전통미술이다.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호랑이(더피)와 까치(수지) 캐릭터가 많은 사랑을 받은 덕분이다. 이번 전시도 이런 인기를 감안해 기획됐다.전시장은 넓지 않다. 나와 있는 관련 작품 수도 일곱 점에 불과하다. 하지만 작품 각각이 호작도라는 장르를 설명하는 대표작 급이다. 1592년 제작된 호작도는 현존하는 우리나라 까치호랑이 그림 중 가장 오래된 작품으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조선시대 거장 단원 김홍도의 품격있는 ‘송하맹호도’도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 무라카미 다카시전
서울 용산동 아모레퍼시픽미술관 1층의 작은 전시공간에서 열리고 있는 무라카미 다카시의 개인전도 작지만 강한 전시다. 2023년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린 회고전 이후 2년만에 선보이는 국내 전시로, 서울에서 열리는 전시로는 12년만이다.
주목할 만한 작품은 ‘Tachiaoi-zu’. 17세기 일본 화가 오가타 코린이 금박 바탕에 붉은색, 분홍색, 흰색의 접시꽃을 그린 ‘국화도 병풍’을 다카시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금박 회화에 새겨진 해골 무늬가 백미다. 언뜻 보면 마냥 화려하고 예쁘지만 자세히 보면 다소 기괴한, 특유의 미학을 잘 드러내는 장치다. 전시는 다음달 11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