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사진=오케이레코즈 제공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사진=오케이레코즈 제공
하이브가 그룹 뉴진스의 전속계약 조항과 관련한 논란에 "당시 계약 주체는 민희진"이라고 밝히자,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현 오케이레코즈 대표)가 반박에 나섰다.

민 전 대표 측은 6일 "하이브는 뉴진스 전속계약 내용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동시에 이 모든 계약의 주체가 민 전 대표였다고 말한다"며 "실제로 아무 문제가 없는 계약서였다면 하이브가 NYT의 기사에 반박하며 입장문을 낼 이유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그 책임을 전가할 대상을 찾을 이유조차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이브는 가장 중요한 '전속계약의 실질적인 작성 및 승인 구조'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하지 않으면서 어도어 경영진이 계약에 참여하고 서명했다는 외형의 사실만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어도어가 계약 당사자였고, 당시 어도어가 계약 협의에 참여했다는 사실과 계약의 주요 조항을 실질적으로 결정할 권한을 가졌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꼬집었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뉴진스의 전속계약서를 공개하며 △멤버들이 14~17세이던 때 체결한 계약서에 정부 표준계약서의 미성년 연예인 건강권·학습권·수면권 보장 문구가 빠졌고, △불성실한 태도, 자기관리 소홀, 부적절한 이성 교제 등 사생활을 제한하는 내용과 회사 명예를 훼손하는 공개 발언을 금지하는 조항은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또 멤버들의 학습권 문제, 위약벌 산정 방식, 연습생 시절 미용 관련 비용 본인 부담, 전속계약 기간 종료 후에도 회사가 멤버의 초상·음성(AI 포함)과 음원을 계속 사업화할 수 있는 조항 등을 문제 삼았다.

하이브는 관련 내용을 전면 반박하면서 "뉴욕타임스에 뉴진스 계약은 당시 대표이사이던 민희진과 민희진이 임명한 부대표, 각 멤버와 부모들, 일부 멤버의 법률 대리인이 함께 문구를 조율하고 최종 서명했음을 근거자료와 함께 설명했다. 또한 기사에도 민희진이 계약의 주체였다는 점을 명시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민 전 대표 측도 입장을 발표한 것. 먼저 민 전 대표 측은 계약의 작성 주체와 최종 승인권자와 관련해 "당시 어도어에는 독립적인 법무팀도, 전속계약의 주요 조항을 직접 설계하고 검토할 법률 전문가도 없었다. 하이브의 운영 시스템상 레이블에 산하 조직을 두는 것이 불가했기 때문이다. 하이브가 그간 널리 홍보해 온 '쉐어드 펑션' 때문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뉴진스 전속계약서의 초안은 하이브 법무팀에서 작성했다. 계약서의 수정 작업 역시 하이브 법무팀을 통해 진행됐다. 어도어는 하이브가 작성한 계약서를 바탕으로 아티스트 측과 소통하고, 부모들의 질문과 수정 요청을 하이브 법무팀에 전달하며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했다"고 덧붙였다.

조율을 제외한 설명, 설득의 과정은 하이브 법무팀에서 전속계약서 작성을 주도했으며, 하이브 법무팀 변호사가 직접 설명하고 대응했다는 게 민 전 대표 측의 주장이다.

또 "실제 계약 업무에서도 어도어 대표이사의 결재만으로 계약이 확정되는 구조가 아니었다. 하이브 법무팀, 하이브 CFO, 하이브 CEO의 합의·승인 절차가 뒤따랐으며, 하이브 측 인사 2명, 어도어 대표이사 1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의 승인 또한 받아야 했다. 하이브의 동의 없이 계약을 진행할 수 없었다. 이는 단순히 법률적 자문을 받는 것과 다르다. 주요 계약 조항의 작성과 수정, 최종 승인 권한이 어디에 있었는지의 문제"라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어도어 전 부대표는 한 부모님과의 대화에서 '계약서는 하이브 계열사가 공통으로 쓰는 것이라 설명 들었고, 그래서 요청하신 모든 내용에 대해서는 수정이 어렵다. 최종 결정 과정에 하이브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민희진이 대표이사이니 그녀가 이끄는 어도어와 그들의 스태프를 믿고 맡겨달라'는 메시지까지 전달했다고 민 전 대표 측은 전했다. 아울러 "민 전 대표는 부모님들과 했던 이와 같은 약속을 지키고자 재직 기간 내내 하이브가 만든 계약서의 모순과 맹점을 현실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부단히 싸워 왔다"라고도 했다.

민 전 대표는 2024년 1월 25일 다시 박지원 하이브 대표와의 미팅에서 전속계약을 포함한 중요 계약의 체결 권한을 요구했고, 이후 2월 16일 관련 요구를 포함한 주주 간 계약 수정안을 하이브에 전달했다.

민 전 대표 측은 이를 언급하며 "하이브가 주장하는 것처럼 어도어가 전속계약의 주요 내용을 독자적으로 결정하고 체결할 권한을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면, 왜 대표이사가 모회사에 그 권한을 별도로 요구했겠나"라고 반문했다.

어도어 부대표가 아티스트 측의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거절했다는 하이브의 주장에 대해서도 "이 설명 역시 계약의 실질적인 결정 구조를 생략하고 있다. 어도어가 일부 정산 조건이나 비용 부담 방식을 협의할 수 있었다는 사실과, 하이브가 마련한 전속계약의 기본 구조와 주요 정책적 조항을 독자적으로 변경할 권한이 있었다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꼬집었다.

민 전 대표 측은 "실제로 어도어는 직접 결정할 수 있는 범위에서 아티스트의 부담을 줄이는 선택을 했다. 뉴진스 멤버들이 쏘스뮤직에서 어도어로 이관될 당시, 민 전 대표가 이끌었던 어도어는 이전 연습생 시절 발생한 비용을 포함한 관련 비용을 멤버들에게 부담시키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당시 다른 하이브 레이블에서는 연습생 비용을 데뷔 후 아티스트에게 청구하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어도어는 멤버들에게 이를 청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이브가 주장한 '비용 분담안 거절'에 대해 "앞서 설명한 실제 결정 과정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 전 대표 측은 "당시 실무자의 기억에 따르면, 하이브 법무팀이 형식적으로 복수의 방안을 제시하더라도 실제 협의 과정에서는 다른 레이블의 사례나 하이브 경영진의 정책적 방향이 구두로 전달되며 조율되기도 했다. 따라서 문서상 거절 여부만으로 전체 의사결정 과정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문서에는 이와 관련한 하이브 경영진의 코멘트나 법무팀 실무에서의 코멘트가 빠져 있기 때문"이라면서 "문서상으로 어도어가 제안된 방안을 선택하거나 거절한 것으로 남아 있더라도, 그것만으로 해당 결정이 하이브의 정책적 판단과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는 없다. 특정 조항에 대한 선택이나 거절의 기록을 계약 전체에 대한 독립적인 결정권의 증거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하이브는 계약 종료 후에도 회사가 멤버의 초상·음성(AI 포함)과 음원을 계속 사업화할 수 있는 조항과 관련해 "뉴진스 전속계약서에는 인격권 보호 조항이 있고, AI 콘텐츠 활용은 당연히 아티스트의 개별적 동의를 얻어야만 진행할 수 있다. 이러한 내용을 멤버 어머니도 설명 들었고, 이견 없다고 밝히고 계약을 체결했다"고 해명했다.

이를 두고 민 전 대표 측은 "하이브는 계약 종료 이후 아티스트의 이름, 초상, 목소리를 활용하는 문제와 관련해 실제 활용에는 별도의 동의가 필요하며, 법률에 위반되는 행위를 할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해당 조항이 누구에 의해, 어떤 목적으로 계약에 포함됐는지에 대한 답변이 아니다"라고 맞섰다.

계약서의 초안을 마련하고 부모들에게 설득한 건 하이브 법무팀임을 재차 강조하며 "계약 종료 이후에도 아티스트의 음성이나 초상을 활용하는 신사업 관련 권리 구조는 통상적인 연예 매니지먼트 실무를 넘어서는 법률적, 사업적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었다. 이러한 조항을 어도어가 독자적으로 설계했다고 설명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문제의 핵심은 하이브가 앞으로 해당 권리를 남용할 계획이 있는지가 아니다. 그러한 권리를 계약에 포함시키도록 결정한 주체가 누구였고, 어떤 승인 과정을 거쳤느냐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부모들의 동의가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도 "계약 체결까지 약 3개월 동안 질의응답, 이메일 소통, 변호사 검토 및 수정 논의가 있었다"라면서도 "그 과정이 존재했다는 사실과 계약의 주요 조항에 대한 실질적인 결정 권한이 있었다는 것은 다르다"라고 했다.

민 전 대표 측은 "당시 어도어 부대표는 하이브 법무팀이 작성한 계약서를 바탕으로 부모들과 소통했고, 관련 질문과 요청을 하이브 법무팀에 전달했다. 이메일은 법무팀과 코멘트를 조율하면서 전달했고, 부모들과 통화하면서 내용을 설명하고 오해를 해소하는 과정이 있었으며, 하이브 법무팀과의 후속 협의를 통해 일부 표현을 수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주로 문구를 명확히 하고 오해를 줄이기 위한 제한적인 수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부모들이 최종적으로 계약에 동의하고 서명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계약의 주요 조항을 누가 작성했는지, 수정 권한이 누구에게 있었는지, 해당 조항들이 공정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법원에서 계약의 효력을 인정했다는 사실도 하이브와 어도어 사이에 실질적인 계약 작성·승인 권한이 어떻게 배분되어 있었는지를 모두 설명하지는 않는다. 하이브는 계약 과정에 어도어와 부모들이 참여했다는 사실을 반복하기보다, 실제로 누가 주요 조항을 결정할 수 있었는지에 답해야 한다"고 거듭 꼬집었다.

특히 민 전 대표 측은 하이브의 '멀티레이블 체제'를 언급하며 "법무 기능과 계약 관련 정보를 중앙에서 관리했다. 레이블은 아티스트와 소통하고 계약의 형식적인 당사자가 되었지만, 계약의 기본 구조와 주요 법률적 조건을 설계하고 검토하는 기능은 하이브에 집중돼 있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뉴진스 전속계약 당시 어도어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 민희진 대표를 제외한 2명은 하이브 측 인사였다. 따라서 이사회 의결이 필요한 사항에서는 하이브 측 인사들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어도어 대표이사가 하이브 측 의사와 다른 결정을 독자적으로 관철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여기에 하이브 법무팀과 하이브 CEO의 합의가 포함된 전결 체계까지 고려하면, 하이브가 이번 입장문에서 강조하는 레이블의 독자적인 결정권이 실제로 어느 범위까지 존재했는지 의문이 생긴다"고 했다.

민 전 대표 측은 "지금 필요한 설명은 계약에 서명한 사람이 누구였느냐가 아니라, 계약의 주요 조항을 실제로 누가 만들고 변경할 수 있었느냐다"라면서 "하이브 CEO가 승인하지 않으면 자회사 대표이사가 승인할 수 없는 구조를 설계한 뒤, 책임을 전가할 대상을 만들어 입장문을 배포한 것은 자기 얼굴에 침 뱉기와도 같다"고 직격했다.

하이브를 향해 "이제는 터무니없는 '만물 민희진설'에서 벗어나 K팝의 미래를 위해 책임과 개선의 태도를 보일 때"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