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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6개월 만 월드투어…5세대 아이돌이 바꾼 수익화 공식 [엔터X스탁]
"5세대 투어 진입, 전 세대 대비 최대 12개월 단축"
숏폼 바이럴 타고 글로벌 직행
MD·팝업 연계 수익 다각화 본격화
숏폼 바이럴 타고 글로벌 직행
MD·팝업 연계 수익 다각화 본격화
상상인증권이 발간한 엔터산업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5세대 신규 IP의 첫 단독 콘서트 및 월드투어 진입 기간은 평균 16개월로 집계됐다. 이는 과거 3세대(21개월) 및 4세대(28개월)와 비교해 대폭 단축된 수준이다. 신규 아티스트가 시장에 안착해 본격적인 손익분기점을 넘어 대형 매출을 일으키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크게 줄어든 셈이다.
이러한 속도전의 배경에는 데뷔 초기부터 형성되는 가파른 초동 음반 판매량과 글로벌 음원 플랫폼을 통한 팬덤의 급격한 유입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3~4세대 아티스트들이 국내 팬덤을 기반으로 차근차근 연차를 쌓은 뒤 단계적으로 해외 투어를 확장했던 반면, 5세대는 데뷔와 동시에 글로벌 팬덤을 형성하며 곧바로 대형 수익원인 공연 단계로 진입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틱톡 등 숏폼 플랫폼을 통한 바이럴이 스포티파이 팬덤으로 신속히 수렴하는 구조가 이를 뒷받침한다는 분석이다.
변화를 선명하게 입증하는 대표적 사례는 YG엔터테인먼트 소속 베이비몬스터다. 2024년 4월 공식 데뷔한 베이비몬스터는 불과 9개월 만인 2025년 1월 25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 첫 번째 월드투어 'HELLO MONSTERS'의 포문을 열었다. 과거 신인 아티스트들이 대형 체조경기장에 입성하기까지 수년의 세월이 소요됐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속도다. 베이비몬스터는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아시아와 북미 주요 도시로 활동 무대를 대폭 확장하며 해외 수익 창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대형 해외 투어가 몰고 오는 부가 소비의 파급력이다. 단일 월드투어가 성립되면 현장 티켓 판매 실적 외에도 공연장을 찾은 팬들을 타깃으로 한 공식 MD(기획 상품) 매출과 현지 팝업스토어 운영 등 부수적 사업 영역이 연쇄적으로 펼쳐진다. 하나의 IP를 중심으로 공연과 유통, 오프라인 이벤트가 결합하면서 단위당 창출할 수 있는 수익성이 대폭 다변화되는 셈이다.
해당 체질 개선의 성과는 엔터사들의 실적 수치로 증명되는 모습이다. JYP엔터테인먼트가 공시한 2026년 1분기 실적 자료에 따르면 회사의 MD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5.2% 대폭 증가한 606억원을 기록하며 전통적 핵심 수익원인 공연 매출(409억원)을 상회하는 역전 현상을 나타내기도 했다. 트와이스의 해외 투어 연계 MD 및 각 도시별 팝업스토어 실적, 스트레이키즈의 자체 캐릭터 IP 'SKZOO'를 활용한 릴레이 팝업 등 현지 맞춤형 MD 상품 라인업이 실적 견인의 주역으로 꼽힌다.
공연 부문 실적 역시 비약적인 성장을 거뒀다. JYP의 2026년 1분기 공연 매출은 4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7% 급증했다. 트와이스의 북미와 대만 월드투어 실적을 포함해 DAY6, ITZY, NMIXX, NiziU 등 주요 아티스트들의 콘서트 및 팬미팅 성과가 일시에 반영된 결과다.
이와 같은 수치는 엔터업계의 공연 사업을 바라보는 패러다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 콘서트 회차나 총 관객 수가 핵심 지표로 다뤄졌다면, 이제는 공연을 계기로 얼마나 폭넓은 부가 소비와 IP 상품 판매를 파생시킬 수 있는지가 실적의 중요 변수로 부상했다. 엔터사들 또한 단순 공연 굿즈 판매를 넘어 캐릭터 상품화, 라이선싱, 온·오프라인 팝업 공간으로 아티스트 IP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사업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모양새다.
다만 이러한 조기 수익화 공식을 모든 5세대 신인 아티스트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월드투어 진입 시점과 공연장의 체급은 개별 팬덤의 형성 속도, 지역별 수요 파악, 소속사의 해외 유통 네트워크 능력에 따라 현격한 격차를 보일 수밖에 없어서다. 신규 IP가 기존 메가 IP의 실적을 단기간에 완벽히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건조하고 냉정한 평가가 요구된다.
결국 최근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나타나는 본질적인 변화는 아티스트를 육성하는 로드맵뿐만 아니라 IP를 활용해 수익을 창출해 내는 구조 자체의 진화다. 데뷔 초기 형성된 글로벌 팬덤이 해외 공연으로 연결되고, 해당 공연이 다시 MD 판매와 IP 부가 사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산업 전반에 자리를 잡았다. 향후 기획사들의 가치 평가 역시 단순 음반 판매량 추이를 넘어 저연차 IP의 해외 투어 진입 속도와 부가 IP 사업으로의 확장 능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