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에서 스마트폰 화면이 멈춘 경험은 흔하다. 통화 도중 상대방 목소리가 들리지 않기도 한다. 이유는 기지국이다. 시속 250㎞ 이상으로 달리는 고속철에서는 스마트폰이 연결되는 통신 기지국이 수시로 바뀐다. 이때마다 기존 기지국과 연결을 끊고 다음 기지국으로 갈아타야 한다.

KT와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고속철에서 통신 품질이 떨어지는 원인을 분석하고 기지국 연결 전환 시점을 최적화하는 기술을 실증했다고 5일 밝혔다. 기존에는 현장에서 통신 품질을 측정한 뒤 문제가 있는 기지국을 개별적으로 점검하는 방식이었는데, 이번에는 AI에 기지국 신호 세기와 연결 장애 이력 등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도록 했다. 그 결과, 다음 기지국으로 연결되는 시점이 늦어지는 것이 통신 끊김의 주요 원인으로 파악됐다. 양사는 문제가 반복되는 구간에서 다음 기지국으로 더 일찍 연결되도록 전환 시점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효과도 확인됐다. 경기 평택시 고덕면과 화성시 매송면을 잇는 경부고속철도 구간에서 실증한 결과 통신 끊김 발생 비율이 약 29% 감소했다. 이전에 통신이 100번 끊겼다면 71번으로 줄어든 셈이다.

다만 당장 모든 고속철에서 통신 품질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KT는 이번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고속철 구간에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종식 KT 미래네트워크랩장은 “이용자가 통신 품질 개선 효과를 실제로 체감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 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