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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항아리가 이렇게 변신하다니"…세계가 놀란 'K럭셔리카'
한국의 美로 세계를 홀린 GV90 네오룬
달항아리 품은 제네시스
기술로 빚고 예술로 잇다
곡선·여백·단정함…
디자인으로 풀어내
끊임없는 도전으로
헤리티지 쌓는 과정
인상주의와도 닮아
달항아리 품은 제네시스
기술로 빚고 예술로 잇다
곡선·여백·단정함…
디자인으로 풀어내
끊임없는 도전으로
헤리티지 쌓는 과정
인상주의와도 닮아
처음엔 외면받던 시도가 세월이 흘러 고전이 되기도 한다. 인상주의가 그렇다. 빛이 만드는 찰나의 아름다운 순간을 캔버스에 담으려던 시도는 세월이 흘러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미술 사조가 됐다. 인상파 전시는 흥행을 보증하는 단골 기획이고, 클로드 모네와 피에르오귀스트 르누아르의 그림은 천문학적 가격에 거래된다. 오랜 세월 비평가와 대중에게 인정받으면서 비로소 ‘헤리티지’가 된 것이다.
비단 인상파뿐일까. 예술과 기술의 역사를 톺아보면 처음엔 외면당하고 조롱받던 시도가 세월이 흘러 위대한 ‘뉴노멀’로 자리 잡은 사례가 적지 않다. 물론 질서에 도전한다고 모두 혁신이 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시도는 실패하고 잊힌다. 그럼에도 분명한 철학과 미학을 밀어붙인 누군가는 끝내 세상의 평가를 바꿔놓는다.
‘네오룬’에 투영된 달항아리
GV90에서 눈길을 끄는 건 기술적 혁신만이 아니다. 거대한 차체를 감싸는 매끈한 곡면이 시선을 붙든다. 날카로운 직선과 복잡한 굴곡으로 강렬한 인상을 자아내는 데 골몰하는 최근 자동차 디자인 흐름과 달리, 장식을 덜어내고 묵직한 형태 자체의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풍만하면서도 단정한 뒷모습은 제네시스 특유의 투라인(Two-Line) 테일램프와 맞물려 달항아리를 떠올리게 한다.
우연한 유사성은 아니다. GV90은 애초에 한국의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됐다. 제네시스는 이를 불필요한 요소를 최소화하는 ‘환원주의 디자인’으로 설명한다. 달항아리의 미학과 꼭 맞아떨어진다. 제네시스가 달항아리의 조형미를 넘어 그 예술사까지 염두에 두고 디자인을 구상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GV90의 미학적 원천으로 달항아리를 택했다는 사실은 묘하게 의미심장하다. 단색화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로 꼽히는 달항아리도 처음부터 예술품 대접을 받은 것은 아니다. 달항아리의 원래 이름은 ‘백자대호(白磁大壺)’. 조선 후기 실생활에서 사용하던 커다란 공예품이었다. 보름달을 닮았다는 뜻의 ‘달항아리’라는 이름이 붙고 그 미적 가치가 조명받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중반에 이르러서다.
10년 만에 세계적 럭셔리카 반열에
제네시스의 출발점 역시 인상주의나 달항아리와 닮은 데가 많다. 2015년 제네시스가 독립적인 럭셔리 브랜드로 출범했을 때까지만 해도 100년 넘게 시장을 지배해온 럭셔리 브랜드들의 높은 벽을 넘을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다. 그랬던 제네시스가 10여 년 만에 독창적인 디자인 언어와 기술 혁신으로 세계 럭셔리차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산업적 관점뿐 아니라 예술적 시각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장이다.
GV90의 등장은 백자대호가 달항아리라는 세련된 이름을 부여받으며 세계 미술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하던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제네시스는 “지난 10년간 한국에서 출발한 브랜드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럭셔리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대담한 목표를 향해 쉼 없이 혁신하고 도전해왔다”며 “그 결과 럭셔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