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이츠 애슐리퀸즈 'NC송파점' 모습. 이랜드이츠 제공
이랜드이츠 애슐리퀸즈 'NC송파점' 모습. 이랜드이츠 제공
딸기가 물러난 자리에 토마토와 바질이 들어서고, 여름 멜론이 지나간 뒤에는 아시아 각국의 음식이 올라온다. 뷔페의 메뉴판이 바뀌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애슐리퀸즈가 올해 10월까지 선보인 시즌 메뉴만 111종이다. 빕스는 유명 셰프와 손잡고, 쿠우쿠우는 포켓몬 캐릭터를 들여왔다. 여러 음식을 한 번에 맛본 손님에게 다음 달 다시 찾아올 이유를 만들어주려는 경쟁이다.

딸기부터 우베까지…매달 바뀌는 식탁

6일 이랜드이츠에 따르면 애슐리퀸즈는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대규모 메뉴 개편을 일곱 차례 진행했다. 체리위크 등 짧게 운영한 한정 메뉴까지 포함하면 열 차례다. 이 기간 내놓은 시즌 메뉴는 111종으로 2024년 연간 가짓수의 두 배를 넘었다. 다음 달 겨울 시즌 개편도 남아 있다.

한 번에 선보이는 음식도 많아졌다. 상반기 딸기와 토마토·바질 시즌에는 12~14종을 내놨지만, 9월 ‘어텀 셀렉션’에는 20여 종을 선보였다. 지난달 시작한 ‘아시아 마켓 투어’에서도 16종 이상의 신메뉴를 내놨다. 딸기와 멜론 같은 제철 과일부터 보랏빛 색감으로 눈길을 끄는 우베까지 메뉴에 활용했다.

아시아 마켓 투어에서는 인천식 매콤한 꽈리 닭강정과 대만식 바질 통살 치킨 등 지역별 특색을 담은 음식을 앞세웠다.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일까지 18일간 전국 매장 방문객은 100만 명을 넘었다.

인기 메뉴는 매장 밖으로도 가져갔다. 꽈리 닭강정을 포장 메뉴로 판매해 식사를 마친 뒤에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같은 기간 치킨 포장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약 33% 증가했다. 샐러드바에서 맛본 음식을 포장 구매로 연결한 것이다.
애슐리퀸즈가 아시아 마켓 투어에서 선보이고 있는 인천식 매콤한 꽈리 닭강정. 이랜드이츠
애슐리퀸즈가 아시아 마켓 투어에서 선보이고 있는 인천식 매콤한 꽈리 닭강정. 이랜드이츠
잦은 개편의 배경에는 뷔페 특유의 재방문 과제가 있다. 단품 식당에서는 다음 방문에 다른 음식을 주문할 수 있지만, 뷔페에서는 한 끼에 여러 메뉴를 경험한다. 이랜드이츠는 고객의 재방문 주기가 짧아지면서 한 달 뒤 찾아와도 새로움을 느끼도록 메뉴 교체를 늘렸다고 설명했다. 정해진 기간에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방문할 계기를 만드는 전략이다.

셰프 요리 먹고 캐릭터 굿즈 모으고

CJ푸드빌의 빕스는 셰프 협업과 짧은 제철을 활용한다. 지난 6월 박은영 셰프와 손잡고 차슈 소스를 입힌 바비큐 립, 바나나 크림소스를 곁들인 새우튀김 등을 선보였다. 평소 익숙한 립과 새우튀김에 셰프의 조리법과 소스를 더해 차별화했다.

9월에는 생무화과 리코타 샐러드와 얼그레이 케이크, 판나코타를 2주 한정으로 내놨다. 유명 셰프의 음식을 맛보는 경험에 이어 짧은 기간에만 즐길 수 있는 제철 메뉴로 손님을 부른 것이다.
사진=CJ푸드빌
사진=CJ푸드빌
샤브올데이는 샐러드바뿐 아니라 주력 메뉴인 국물부터 바꿨다. 지난 9월 ‘가을 바다 한 상’을 주제로 신메뉴 21종을 선보였다. 조개 해물육수와 꽃게 짬뽕육수 등 샤브샤브 국물부터 해산물과 디저트까지 계절에 맞춰 구성했다. 같은 고기와 채소를 넣더라도 국물이 달라지면 새로운 식사 경험을 줄 수 있다는 전략이다.

초밥 뷔페 쿠우쿠우는 캐릭터 수집의 재미를 더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연말까지 포켓몬과 협업한 신메뉴와 굿즈 행사를 진행한다. 메뉴에 캐릭터를 접목하고 피카츄 간장종지 등도 마련했다. 매장 이용·결제 고객에게는 준비 수량이 소진될 때까지 포켓몬 아크릴 키링을 무작위로 증정한다. 음식을 먹는 데 더해 굿즈를 모으고 사진을 찍는 경험까지 제공하는 방식이다.

소비액 8.7% 증가…60대도 지갑 열었다

업체들이 재방문 경쟁에 나선 가운데 뷔페·무한리필 브랜드에서 지출하는 금액도 늘고 있다. 엠브레인 딥데이터가 소비자 패널 2만 명의 영수증을 바탕으로 추정한 주요 9개 브랜드의 개인 소비액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1조8946억원이었다. 전년 동기보다 8.7%, 2년 전보다 약 48%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60대의 소비액 증가율이 21.7%로 가장 높았다. 뷔페 소비 증가가 젊은 층에만 국한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다만 영수증에 기반한 결제자의 연령과 동반 식사자의 연령은 구분해야 한다. 가족 식사에서는 한 사람이 여러 명의 비용을 결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 확대의 온기가 모든 브랜드에 고르게 퍼진 것은 아니다. 같은 조사에서 고메스퀘어와 빕스의 소비액은 각각 85.9%, 47.6% 증가했다. 쿠우쿠우와 샤브올데이, 애슐리퀸즈도 각각 10.5%, 9.5%, 7.6% 늘었다. 반면 가맹점주 대상 고금리 대출 논란을 겪은 명륜진사갈비의 소비액은 35.9% 감소했다.

뷔페 업체들의 과제는 늘어난 관심을 꾸준한 방문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제철 식재료와 셰프 협업, 캐릭터 굿즈는 접근법이 다르지만 목적은 같다. ‘많이 먹을 수 있는 곳’에 ‘이번에 가야 할 이유’를 더하는 것이다.
"배 터지게 먹는 시대 끝?"…60대까지 푹 빠진 뷔페의 변신 [권용훈의 트렌드워치]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