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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휴일 근무 하기 싫어요"…한국 이어 일본도 '골머리'
전문의 안 따고 '고수익' 미용의료로…
한·일 모두 '의사 쏠림' 심각
한·일 모두 '의사 쏠림' 심각
日, '조쿠비' 늘자 미용업계에 비용 분담 요구
5일 일본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의대 졸업 후 2년간의 임상연수만 마치고 전문의 수련을 거치지 않은 채 미용의료 클리닉에 취업하거나 직접 개원하는 이른바 '조쿠비(直美)'가 빠르게 늘고 있다.일본에서는 의대 6년 과정을 마치고 의사국가시험에 합격한 뒤 2년간 임상연수를 받아야 한다. 전문의가 되려면 이후 3~5년의 추가 수련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조쿠비는 추가 수련 없이 상대적으로 근무 시간이 짧고 높은 수입을 기대할 수 있는 미용의료 분야로 진출한다.
정확한 조쿠비 규모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증가세는 가파른 것으로 추정된다. 마이니치 방송은 2022년 일본 정부 조사를 인용해 조쿠비가 직전 10년 동안 12배 증가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문제는 의사들이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미용의료 분야로 쏠리면서 필수·지역 의료를 담당할 인력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야간이나 휴일 근무 부담이 적은 미용의료 분야를 선택하는 의사가 늘어날수록 지역 의료인력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일본 재무성은 미용의료 업계가 지역 의료인력 확보에 필요한 비용 일부를 부담하도록 하는 방안을 꺼내 들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은 지난 4일 열린 '재정제도 등 심의회'에서 '의료인재확보기금' 창설을 제안했다. 미용의료나 비급여진료를 하는 의료기관에서 재원을 확보해 지역에서 근무할 의사와 간호사를 양성하고 확보하는 데 활용하자는 내용이다.
재무성은 국립대에서 의사 1명을 양성하는 데 6년간 3000만엔의 공공비용이 투입된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공공재원을 들여 양성한 의사들이 미용의료 분야로 몰리는 상황에서 지역 의료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을 관련 업계도 분담해야 한다는 취지다.
韓, 수련 없이 바로 개원…피부 진료 대부분 비전문의 몫
한국에서도 전문의 수련을 거치지 않은 의사들의 미용의료 분야 진출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 일본과 달리 의사면허를 취득하면 별도의 임상 수련을 받지 않고도 독립적으로 진료하거나 개원할 수 있다.지난 3월 31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대한피부과의사회는 전국에서 피부 진료를 하는 동네 병·의원이 최대 1만5000곳에 달하지만, 이 가운데 피부과 전문의가 운영하는 병·의원은 2025년 4분기 기준 1516곳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국내 피부과 전문의는 2950명으로 집계됐다.
피부과의사회가 제시한 수치를 기준으로 하면 피부 진료 병·의원 가운데 피부과 전문의가 운영하는 곳은 약 10%에 그친다. 나머지 대부분은 피부과 전문의가 아닌 의사가 운영하는 의료기관인 셈이다. 다만 피부 진료 병·의원 전체가 미용의료만을 전문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개원면허제' 놓고 엇갈린 시각
피부과의사회는 전문의가 아닌 의사의 피부 진료 확대에 따른 오진과 시술 부작용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피부암을 단순한 점으로 오인하는 사례 등을 거론하며 독립 진료 자격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대안으로 제시한 것은 '개원면허제'다. 의사면허를 취득하더라도 2~3년간 임상 수련을 거친 의사에게만 독립 진료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한국 정부도 과거 일정 수준의 임상 수련을 마친 의사에게만 개원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다만 개원면허제를 둘러싼 시각은 엇갈린다. 전문의가 아닌 의사의 미용의료 시장 진입을 제한해 기존 피부과 전문의들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반대로 점 제거 등 비교적 단순한 시술은 일정한 교육과 자격을 갖춘 간호사 등에게도 허용해 의사 인력이 미용의료에 집중되는 현상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이 미용의료 업계의 비용 분담을 통해 지역 의료인력 확보에 나서는 방안을 제시한 반면, 한국에서는 독립 진료 자격을 강화하거나 미용 시술의 수행 주체를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셈이다. 양국 모두 전문의 수련과 필수·지역 의료보다 미용의료를 선택하는 의사들이 늘어나는 문제를 안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접근에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