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디사모빌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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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원을 훌쩍 넘는 사무용 책상에 5000만 원대 소파까지. 국내 가구 시장이 침체를 겪는 가운데 오히려 유럽의 초고가 가구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기 불황에도 소비 여력이 큰 '상위 1%' 고객층 가구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디사모빌리는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논현 플래그십 매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독일 가구 브랜드 '월터놀(Walter Knoll)'과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포라다(Porada)'를 국내 시장에 새롭게 선보인다고 밝혔다. 1990년 동인통상으로 출발한 디사모빌리는 2009년 프랑스 가구 리네로제를 국내에 선보이며 포트폴리오를 확대래왔다. 현재 주요 백화점 3사를 통해 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럭셔리 호텔과 백화점 VIP 라운지 등에도 프리미엄 가구를 납품하고 있다.

최가영 디사모빌리 대표는 두 브랜드의 도입 배경에 대해 "기존 플래그십 매장에 있던 브랜드가 별도 매장으로 독립하면서 새로운 공간 구성을 고민하게 됐다"며 "그동안 취급하던 브랜드보다 가격대가 높은 월터놀과 포라다를 통해 하이엔드 가구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디사모빌리 제공
사진=디사모빌리 제공
새롭게 선보이는 월터놀은 1865년 가죽 공방에서 출발한 독일 가구 브랜드로, 160년 넘게 이어온 장인정신에 모더니즘 디자인을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목재·석재·가죽 등 엄선된 천연 소재를 수작업으로 가공하며, 고급 주택은 물론 글로벌 기업의 사무공간과 문화시설에도 가구를 공급해 왔다.

1948년 의자 제작에서 출발한 이탈리아 포라다는 원목 가공 기술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프랑스에 자체 숲을 보유하고 있어 필요한 만큼 벌목하는 방식으로 원자재를 관리한다. 모든 제품은 이탈리아 현지에서 제작한다.

제품 가격도 일반 가구와는 차이가 크다. 월터놀의 최고급 임원용 책상인 '타마 데스크'는 기본 가격이 약 1억4000만원에 달한다. 잠금장치 등 추가 기능을 적용한 전시 제품 가격은 약 1억8000만원이다. 소파 역시 현지 판매가격을 기준으로 기본형이 1000만원대 후반~2000만원대부터 시작하며, 모듈을 추가하거나 가죽 등 고급 소재를 선택하면 5000만원을 넘기도 한다.
지난 5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가영 디사모빌리 대표가 사업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박수림 기자
지난 5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가영 디사모빌리 대표가 사업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박수림 기자
두 브랜드 모두 이번이 국내 첫 진출은 아니다. 과거 다른 수입사를 통해 진출했다가 철수한 후 이번에 디사모빌리와 손잡고 한국 시장 공략을 재개했다. 이들이 다시 국내 시장에 눈을 돌린 데에는 고가 가구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구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6.9% 감소했다. 반면 백화점의 고가 수입 가구 판매는 증가세다. 롯데백화점의 올해(1~10월) 수입 가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프리미엄 가구 매출도 각각 22%, 20.7% 늘었다.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고가 가구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 대표는 "중저가 가구 시장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 경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반면 고가 가구 시장은 주로 상위 1%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경기 상황에 따른 타격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사모빌리 논현 플래그십 매장 전경./사진=박수림 기자
디사모빌리 논현 플래그십 매장 전경./사진=박수림 기자
디사모빌리와 두 브랜드는 향후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 한 판매뿐 아니라 기업간거래(B2B)도 확대할 방침이다. 고급 주택과 호텔, 리조트는 물론 대기업 임원실과 회의실 등 상업·업무 공간을 겨냥한 맞춤형 가구 공급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마르쿠스 벤츠 월터놀 대표는 "한국은 하이엔드 가구 시장에서 충분한 성장 기회가 있는 시장"이라며 "월터놀은 최고경영진을 위한 임원실과 회의 테이블을 비롯해 호텔이나 공항 등 다양한 상업공간에 특화된 가구를 공급하고 있으며, 향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의 사업을 적극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