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데이터센터 신축을 둘러싼 규제 움직임이 확대되면서 AI 인프라 시장의 경쟁축이 설비 확장에서 전력 효율 개선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에 제약이 생길수록 제한된 전력 안에서 더 많은 연산을 처리할 수 있는 고효율 전력 기술의 중요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최근 미국 중간선거에서 데이터센터 개발을 제한하거나 추가 조건을 부과하는 지역 안건이 다수 상정됐다. 데이터센터의 전력·용수 사용과 전기요금 부담, 환경 영향 등 지역사회 반발이 쟁점화된 가운데, 정책 변화에 따른 인허가 절차 및 사업 일정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가 AI 연산 수요 감소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로이터는 규제 강화 조치와 별개로 글로벌 AI 컴퓨팅 수요는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고성능 GPU를 대규모로 탑재하는 AI 서버는 기존 서버 대비 높은 전력 밀도를 필요로 한다. 이에 따라 전력 손실과 발열을 줄이고 배전 효율을 향상하는 고전압 직류 방식이 차세대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기술로 거론되고 있다.

솔루엠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AI 데이터센터용 고전압 전력 솔루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800Vdc 기반 26kW급 고전압 DC-DC 컨버터를 개발 중이며, 2027년 1분기 양산을 목표로 글로벌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공급망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800Vdc 방식은 전압을 높여 같은 전력을 보다 낮은 전류로 전달할 수 있어 배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과 발열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 AI 서버랙의 전력 사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전력 효율과 열관리 성능을 높이는 기술이 데이터센터 운영 효율과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련 기술 개발이 확대되는 추세다.

솔루엠은 기존 서버용 전원공급장치 기술을 AI 데이터센터용으로 확장하고 있다. 회사가 공개한 서버 전원 솔루션은 최대 97% 수준의 전력변환 효율을 지원하며, 액체냉각 기반 열관리와 모듈형 PSU 구조, 실시간 PMBus 모니터링 기능 등을 적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가 단기적으로 신규 전력장비 발주 지연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반면, 기존 데이터센터의 전력 고도화 및 고효율 전력변환 장치 교체 수요를 유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솔루엠은 기존 전원공급장치 사업에서 축적한 전력변환 기술을 기반으로 AI 데이터센터용 제품군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글로벌 고객사의 기술 검증과 양산 승인, 공급계약 체결 여부가 관련 사업의 실질적인 성과를 좌우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배경민 한경닷컴 기자 bk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