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LF 제공
사진=LF 제공
패션업계가 11월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을 맞아 대규모 할인 경쟁에 돌입했다. 구매력이 탄탄한 4050세대 '큰손'을 겨냥한 특가전이 잇따라 열리고 행사 일정도 예년보다 빨라졌다. 패션업계 한 해 실적에 가장 중요한 겨울철 구매 수요를 선점하려는 전략이다.

4050 '큰손' 잡아라…할인 규모 대폭 확대

사진=카카오스타일 제공
사진=카카오스타일 제공
5일 업계에 따르면 LF 트라이씨클이 운영하는 온라인 아웃렛(아울렛) 하프클럽은 오는 20일까지 연중 최대 규모 행사인 '하프블프'를 진행한다. 기존에 브랜드별로 나눠 운영하던 11월 할인행사를 하나로 통합해 약 3만개 브랜드, 2000만개 물량을 최대 90% 할인한다. 헤지스·닥스 등 인기 브랜드 단독 할인 상품과 패딩·코트 등 겨울 아우터를 집중적으로 선보인다.

이처럼 할인 규모를 키운 건 4050 여성 고객의 프리미엄 의류 수요를 겨냥한 것이다. 하프클럽은 전체 회원의 3분의 2가량이 이들 고객층으로 구성돼 있는데 올해 1~9월 여성 백화점 브랜드 상품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1.7배 증가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판매가 50만원 이상인 프리미엄 아우터 판매량도 전 시즌보다 2.5배 늘었다.

카카오스타일의 4050 패션 플랫폼 포스티도 오는 10일까지 겨울 아우터 기획전을 연다. 지센·PAT·인디안 등 중장년층에게 인기 있는 브랜드의 패딩과 코트, 무스탕 등을 최대 95% 할인한다. 회사 측은 최근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면서 본격적인 겨울옷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라포랩스의 4050 플랫폼 퀸잇은 오는 18일까지 '2026 럭퀸세일'을 진행한다. 3800여개 브랜드의 약 35만개 상품을 최대 92% 할인하고, 행사 상품 수도 지난해보다 10배 늘렸다. 행사에 앞서 진행한 명품 연합 방송 거래액은 지난달 퀸잇 라이브 방송 평균의 약 6배에 달했다.

행사 시점도 앞당겨…겨울 수요 선점 경쟁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시점을 예년보다 앞당기는 사례도 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온라인 쇼핑몰 SSF샵은 전날부터 약 2200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할인전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10일 시작했던 행사를 약 한 주 앞당기고 기간도 이틀 늘렸다.

LF몰도 행사 시작을 지난해보다 2주 이상 앞당겼다. 오는 9일까지 2000여개 브랜드의 상품을 최대 80% 할인하고, 정가 대비 절반가량 저렴하게 판매하는 상품만을 모아 별도 기획전도 운영한다. 최근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패딩·코트 등 겨울 아우터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만큼 경쟁사보다 먼저 할인에 나서 고객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패션업계가 대규모 할인전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둔화한 의류 소비를 되살리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온라인쇼핑 의복 거래액은 전년 동기보다 4.6% 감소했다. 지난 9월에도 의복 거래액은 1년 전보다 4.8% 줄었다.

소비가 부진한 상황에서 대규모 할인은 가격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하고 판매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수단이다. 특히 의류는 유행과 계절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판매 시기를 놓치면 재고 부담이 커진다. 업체로서는 시즌오프 상품 등을 할인해 남은 물량을 소진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