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투자심리가 악화하는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라는 진단이 나왔다.

"메모리 단기 사이클 위험 여전"
미국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뢰크 수석이코노미스트(사진)는 3일(현지시간)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구조적인 장기 수요 확대 전망은 여전히 강력하다”면서도 “단기적인 경기 사이클 위험까지 사라졌다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AI가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새로운 대규모 수요를 창출했지만 반도체산업 특유의 경기 순환성을 없앤 것은 아니라는 진단이다.

슬뢰크는 “데이터센터와 기타 인프라 구축 비용이 상승하고 투자자가 투자수익률(ROI)에 점점 더 주목하는 상황”이라며 “AI 관련 매출이 예상보다 늦게 현실화한다면 설비투자가 둔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슬뢰크는 투자자의 기대가 실제 AI가 창출할 매출보다 지나치게 앞서가는 점도 우려했다. 그는 “이미 신용시장은 이런 위험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며 “여러 AI 기업과 하이퍼 스케일러의 신용부도스와프(CDS)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게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가치사슬의 어느 부분에서 투자수익이 창출되고 있는지, 그 위험에 상응하는 적절한 보상을 받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슬뢰크는 AI 투자가 미국 경제 성장의 절반가량을 떠받치고 있지만, 실제 생산성 향상 효과는 아직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 성장의 상당 부분이 경제 전반의 효율성 향상보다 AI 관련 산업에 더 많은 자본이 투입되면서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