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사람처럼 손으로 물체를 정교하게 다루는 능력을 갖추려면 10년은 더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4일 개막한 ‘글로벌인재포럼 2026’ 기조연설에서 로버트 플레이터 전 보스턴다이내믹스 최고경영자(CEO)는 “지금 가장 어려운 과제는 로봇 손으로 정밀하고 실용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내다봤다. 그는 “로봇이 걷거나 공중제비를 도는 모습에 더 이상 놀랄 필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 대신 작업 중 발생한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핵심 난제로 꼽았다. 예컨대 사람은 너트를 나사에 잘못 끼웠을 때 손끝에 전해지는 뻑뻑함을 통해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아챈다. 이와 달리 로봇이 이런 상황을 감지하고 대응하려면 단순히 물체를 잡고 돌리는 것 이상의 감각이 필요하다. 그는 “사람 손에는 약 1만5000개의 감각 수용기가 있어 압력과 미끄러짐, 질감, 온도 등을 감지한다”며 “사람 손의 감각 정밀도는 로봇 손보다 약 100배 높다”고 설명했다.

로봇의 손동작을 학습할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플레이터 전 CEO는 “정교한 감지 장치를 갖춘 로봇 손으로 다양한 작업 데이터를 수집해 AI를 훈련해야 하지만 아직 이런 데이터가 확보되지 않았다”며 “가상환경에서 학습 데이터를 생성하는 물리 기반 시뮬레이션 기술도 여러 손가락과 물체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온전히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