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사진=AI 생성 이미지
대형마트의 반값 한우부터 아웃렛(아울렛)의 겨울옷, 온라인몰의 가전까지 롯데·신세계와 주요 이커머스가 일제히 할인에 나서면서 대한민국 전역이 세일에 들어간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정부의 '코리아 그랜드 페스티벌'에 유통기업의 연중 대형 판촉행사가 맞물리면서 전국의 오프라인 매장은 물론 온라인에서도 세일이 진행 중이다. 특히 세일이 시작된 첫 주말에는 일부 한정상품이 개점 직후 동나고 매장 계산대에 긴 줄이 생기는 등 고객 유입이 나타났다. 할인으로 미뤄뒀던 구매를 끌어내는 동시에 연말 소비 수요를 먼저 확보하려는 경쟁이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행사 기간 매출 확대가 이후에도 이어지는 소비 회복으로 연결될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첫날 두 시간 만에 4000세트…할인·한정상품에 몰렸다

이마트는 지난달 30일 '쓱데이'라는 이름으로 할인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캠핑 상품 '맥스 X DOD 블랙토끼 포차 에디션'은 개점 약 두 시간 만에 전국 준비 물량 4000세트가 모두 팔렸다. 'GREAT 포터블스크린 UHD'도 이마트 용산점에서 개점 한 시간 만에 해당 점포의 당일 물량이 소진됐다.

이마트가 올해 쓱데이를 10일간 운영하는 가운데 신세계그룹은 오는 8일까지 계열사별 특가와 클리어런스 행사를 진행한다. 한 번의 주말에 매출을 집중시키는 데서 나아가 품목을 바꿔 재방문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쓱데이 첫날부터 이마트 등 주요 매장에서 오픈런이 이어지고, 스타필드 하남에서 진행 중인 블루밍 마켓 팝업스토어에는 3일간 5000명 넘는 고객이 방문하는 등 초반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남은 기간에도 클리어런스 세일 등 할인 혜택을 통해 마지막까지 쓱데이에서만 누릴 수 있는 쇼핑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시그니처 세일’ 쓱데이를 이틀 앞둔 28일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에서 모델들이 행사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뉴스1
‘대한민국 시그니처 세일’ 쓱데이를 이틀 앞둔 28일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에서 모델들이 행사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뉴스1

롯데는 먹거리·겨울옷…온라인도 할인 경쟁

롯데도 마트와 아울렛을 앞세워 맞불을 놨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1일까지 하반기 '메가통큰'을 진행한다. 첫 주인 4일까지는 1등급 한우 전 품목을 행사카드 결제 시 50% 할인하는 등 먹거리를 전면에 내세웠다. 올해 상반기 메가통큰 행사 매출이 전년보다 22% 늘어난 데 이어 하반기에도 대규모 판촉을 편성했다.

5일부터 시작하는 2주 차에는 삼겹살·목심과 광어회 등으로 주력 상품을 바꾼다. 수입 돼지고기 삼겹살·목심은 8일까지 행사카드로 결제하면 50% 할인한 100g당 990원에 판매한다. 행사 물량도 지난해보다 60% 이상 늘렸다. 첫 주 한우를 구매한 고객이 다음 주에는 다른 먹거리를 사러 오도록 구성한 셈이다.

롯데아울렛과 롯데몰은 오는 8일까지 '서프라이스 위크'를 연다. 패션과 스포츠, 키즈, 리빙 등으로 할인 범위를 넓혀 본격적인 추위에 앞서 겨울 상품 수요를 공략한다. 신세계가 그룹 통합행사로 여러 채널을 연결한다면 롯데는 장보기와 겨울철 쇼핑 수요를 각 채널의 행사로 흡수하는 모습이다.

온라인 플랫폼인 롯데온 역시 오는 8일까지 '블랙온세일'을 진행한다. 김은수 롯데온 브랜드마케팅팀장은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을 맞아 고객들이 기다려온 인기 상품을 다양한 혜택으로 만나볼 수 있도록 블랙온세일을 준비했다"며 "매일 새롭게 공개되는 한정 수량 특가와 전용 쿠폰, 브랜드별 혜택을 확인하고 11월 쇼핑을 알뜰하게 즐기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다른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할인 일정이 겹친다. 네이버는 8일까지 '넾다세일'을, 11번가는 11일까지 '그랜드십일절'을 진행한다. G마켓도 2~13일 빅스마일데이를 연다. 소비자는 마트에서 먹거리를 사고 온라인에서 가전·생활용품을 비교하는 등 여러 채널의 혜택을 함께 활용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할인율뿐 아니라 쿠폰과 적립, 단독 상품까지 동원해야 하는 경쟁이 됐다.

정부 행사까지 겹쳐…전국 단위 소비 촉진전


이 같은 민간 할인전 위에 정부의 통합 소비행사가 포개졌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열리는 코리아 그랜드 페스티벌에는 4만여개 기업이 참여한다. 동행축제와 K-세일페스타, 숙박세일페스타, 농축수산물 할인행사 등을 한데 묶었다. 대형 유통사뿐 아니라 전통시장과 지역 온라인몰, 숙박·관광까지 소비 접점을 넓히는 구상이다.

행사 기간 지역사랑상품권 할인율에는 국비 지원으로 5%포인트가 추가된다. 수도권은 13%, 비수도권은 15%, 인구감소지역은 17%다. 상품 자체의 할인에 결제 혜택을 더해 대형 유통사에 집중될 수 있는 소비를 지역상권으로도 유도하려는 장치다.

특히 눈에 띄는 항목은 태극당·삼진어묵·성심당 등 전국 핵심 점포와 주변 상권을 연계한 프로그램이다. 핵심 점포를 방문한 고객이 인근 상점과 상권까지 둘러보도록 환급·캐시백, 문화공연, 팝업스토어 등을 마련해 소비가 주변 상권으로 확산되도록 유도한다는 취지다.

이러한 흐름은 11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와 중국 광군제를 앞두고 국내에서 쇼핑 수요를 선점하려는 시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정부 행사와 기업별 판촉이 집중되면서 특정 유통사의 세일을 넘어 전국적인 할인 시즌이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소비자에게는 구매가격을 낮출 기회인 동시에 여러 행사의 조건과 최종 결제가격을 비교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정부는 지난해 통합행사에서 개별 행사 때보다 소매업계 매출 상승 폭이 2.3%포인트 확대됐다고 밝혔다. 올해는 첫 주의 상품 소진과 집객 효과에 이어 구매 시점 이동이 어떻게 이뤄지는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전국적인 세일 분위기가 내수 회복으로 이어지려면 행사 종료 후에도 소비가 이어져야 한다. 세일 기간에는 매출이 늘어도 유통사와 납품업체가 부담하는 판촉비, 광고비, 배송비가 더 크게 증가하면 이익 개선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이 때문에 이번 할인전의 최종 성적표는 행사 매출과 함께 이후에 남은 추가 소비와 이익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는 "코그페를 통해 내수 활성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외국인도 함께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글로벌 행사로 발전시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소비촉진 행사로 자리매김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