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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부처 31곳 세종 이전 앞두고…"공무원 살 집부터 마련해야"
행정안전부는 3일 정부서울청사 별관 대강당에서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계획 변경안’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참석한 전문가들은 중앙부처 이전이 실질적인 국가균형발전으로 이어지려면 공무원의 정주 여건 확보와 기존 업무 관행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철수 국가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내년 세종시 아파트 입주 물량이 없는 상황에서 대규모 이전 수요가 몰리면 주거난이 심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기한을 정해 무조건 이전을 강제하기보다 이전 여건을 조성하고 공무원에게 준비할 시간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청권 유니버시아드대회 종료 이후 선수촌 임대주택 2367호 중 일부를 이전 공무원에게 제공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임준형 고려대 세종캠퍼스 정부행정학부 교수는 임차·분양·장기임대 등 주택 공급 방식을 다양화하고 가족 구성과 배우자 취업 여부에 따른 맞춤형 정착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특별공급이 투기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기존 세종 시민과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주중에만 세종에서 일하고 주말에 서울로 가는 현상이 반복되는 한 행정도시 완성은 요원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행정 효율성을 높이려면 국회 출석과 서울 출장 등 기존 업무 관행부터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국회 대정부질문에 대비해 공무원들이 밤새 대기하는 관행을 지적하며 부처별 국회 출석 인원을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전시성 현장 방문을 줄이고 디지털 협업을 확대해야 한다고도 했다.
허준영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청사 확보와 입지 편의만 고려하면 세종 내부에서도 기관 분산에 따른 비효율이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모든 행정 기능을 세종으로 집중시킬 필요는 없다”며 현장 집행과 대국민 서비스 기능은 업무 특성과 국민 접근성을 고려해 배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영복 행정개혁시민연합 공동대표는 금융·개인정보 등 실시간 대응이 필요한 업무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서울사무소를 단순 연락 창구가 아닌 실질적인 업무 거점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번 공청회는 현행 법령에 따라 이전할 수 있는 중앙행정기관 31곳과 공무원 5460명의 이전 계획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안부는 관계기관 협의와 대통령 승인 등을 거쳐 이전계획 변경을 고시할 예정이다.
이소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