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선 포항시장이 지난달 30일 포스코 국제관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철강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박용선 포항시장이 지난달 30일 포스코 국제관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철강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포항시가 ‘주민등록 인구 50만명 사수’라는 기존 목표에서 벗어나 기업과 근로자, 관광객이 찾아와 일하고 머물며 소비하는 ‘100만 생활권 거점도시’로의 대전환에 나선다.

철강산업의 체질 개선과 인공지능(AI) 등 미래 신산업 육성, 체류형 관광 확충을 통해 인구 소멸의 한계를 넘어 지역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박용선 포항시장은 최근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의지를 공식화했다. 박 시장은 “저출산·고령화 추세에 따른 지방도시의 인구 감소는 막을 수 없는 현실”이라며 “주민등록 인구 50만명 사수라는 단편적 목표에서 벗어나 100만 생활권 거점도시로의 대전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포항시는 이를 위해 산업·민생·도시의 3대 대전환을 추진하고 9대 혁신 과제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산업 분야에서는 철강산업의 저탄소·고부가가치 전환과 AI·로봇·이차전지 등 미래 신산업 육성을 추진한다. 철강산업과 신설과 저탄소 철강 특구 추진,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 나서고, AI 데이터센터 유치와 제조업의 AI 전환으로 산업구조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포항을 ‘투자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한 노력도 본격화한다. 기업 투자 유치는 협약 실적보다 실제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춘다. 박 시장은 취임 이후 3700억원 규모의 실제 투자와 2조원 규모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착공, 로봇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을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민생 분야에서는 소상공인 특례보증·이차보전 지원 확대와 500억원 규모 포항 소비쿠폰 발행, 통합 배달 플랫폼 구축 등을 통해 지역 소비를 촉진한다. 지역 업체 수주율 80% 이상을 목표로 지역 업체 우선 계약과 지역 제품 구매도 확대할 방침이다.

복지·교육 분야에서는 돌봄·건강·일자리를 연계한 통합 지원을 강화하고, 포항교육재단 설립과 지역 대학·기업 간 협력을 통해 청년 인재 양성과 지역 정착을 유도한다. 도시 분야에서는 영일대·송도 일대 해양관광 거점을 조성하고 해양레저·미식·문화 콘텐츠를 연계해 연간 1000만명이 찾는 글로벌 해양관광 도시를 목표로 한다. 원도심에는 공공기관 유치와 도시재생을 추진하고, 광역교통망과 시내버스 체계를 개선해 도시 접근성과 생활 편의를 높일 계획이다.

박 시장은 포항지역의 오랜 숙원인 ‘영일만대교’의 해상 노선 관철 의지도 분명히 했다. 최근 정부 일각에서 검토되는 내륙 우회 노선에 대해 “시민들이 요금을 내고 돌아가는 내륙 노선은 아무런 실효성이 없으며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시장은 대규모 전력 수요가 예상되는 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 유치에 필요한 전력 공급 대안도 내놓았다. 그는 “경주와 울진 등 인근 원전과 연계된 전력망을 활용할 수 있고, 철강산업 구조조정 부지의 기존 전력 인프라도 활용할 수 있다”며 “한국전력과 협력해 SK AI 데이터센터 등 첨단기업 유치에 필요한 전력 공급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