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서울 성북구 장위뉴타운에 아파트 5개 단지, 7000여 가구가 들어섰다. 하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은 빌라촌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상당수 구역이 사업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반쪽 뉴타운’이라는 꼬리표도 붙었다.

최근 장위뉴타운에 다시 활기가 돌고 있다. 멈췄던 구역이 잇따라 조합 설립에 나서고 시공사 선정과 분양을 앞둔 곳도 생겼다. 주변 집값 상승과 용적률 완화로 사업성이 개선된 영향이다. 정비사업이 마무리되면 약 2만 가구의 미니 신도시로 탈바꿈한다.

◇최대 규모 13-1구역, 조합 설립 ‘눈앞’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장위뉴타운 최대 규모인 13-1구역은 최근 조합 설립 동의율 75%를 넘겼다. 내년 상반기 조합설립인가가 목표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정비구역 지정을 앞두고 있다. 2014년 뉴타운에서 해제된 지 12년 만이다. 13-2구역도 사업을 추진 중이다.

두 구역은 지난 4월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사업지로 선정돼 용적률이 기존 230%에서 300%로 높아졌다. 13-1구역은 최고 39층, 3464가구, 13-2구역은 2500가구 규모로 계획됐다. 총 규모는 규제 완화 전보다 1836가구 늘어난 5964가구다.
'반쪽 뉴타운' 오명 벗는다…장위 2만 가구 재시동
가장 앞선 곳은 15구역이다. 2018년 서울시의 직권 구역 해제에 반발해 주민들이 무효 소송을 냈고 2021년 대법원에서 승소했다. 지난해 11월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으며 올해 5월 통합심의를 통과했다. 지하 5층~지상 36층, 3311가구 규모로 지어진다. 연내 사업시행계획 수립 총회를 열고 내년 상반기 인가를 받을 계획이다.

8·9구역은 2021년 공공재개발로 사업을 재개했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와 삼성물산이 맡은 8구역은 최고 46층, 2846가구 규모의 ‘래미안 트리젠트’,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DL이앤씨·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참여하는 9구역은 최고 49층, 2230가구 규모의 ‘북서울 센터마크’로 조성된다. 두 구역 모두 서울시에 통합심의를 신청했다.

◇사업성 개선에 재개발 탄력

SK에코플랜트·IPARK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2010년 시공권을 확보한 14구역은 2008년 정비구역 지정 이후 18년째 착공하지 못했다. 낮은 사업성이 발목을 잡았지만 서울시의 규제 완화로 용적률이 높아지면서 기존 25층, 2439가구에서 최고 37층, 2846가구 규모로 계획이 확대됐다. 올해 8월 통합심의를 신청했다. 내년 상반기 사업시행인가가 목표다.

옛 11구역은 ‘돌곶이·상월곡역 역세권 장기전세주택 재개발’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달 주민 동의율 77%를 확보한 뒤 대신자산신탁을 사업시행자로 지정해 달라고 신청했다. 최고 45층, 2617가구 규모로 내년 6월 시공사 선정을 목표로 한다. 12구역은 LH가 시행하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1386가구)으로 전환했다. 3구역은 2023년 토지 소유주인 한 건설사의 ‘지분 쪼개기’로 조합설립인가가 취소된 뒤 동의서를 다시 모으고 있다. 이들 9개 구역의 공급 예정 물량은 2만2278가구다.

주변 집값도 오르고 있다. 2019년 입주한 ‘래미안 장위퍼스트하이’(5구역) 전용면적 84㎡는 최근 15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썼다. 올해 초만 해도 12억원대였다. 지난해 입주한 ‘장위자이 레디언트’(4구역) 전용 59㎡도 15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올 6월 분양한 ‘장위 푸르지오 마크원’(10구역)은 전용 84㎡ 분양가가 17억원대였지만 1순위 경쟁률 9.6 대 1을 기록했다.

내년 말 개통될 예정인 동북선도 호재다. 김효선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장위뉴타운은 개발된 구역과 노후 주거지가 혼재해 대규모 뉴타운의 장점이 반감됐다”며 “남은 구역의 개발이 본격화하면 주거 선호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