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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칼럼] 태양광 발전의 생태적 영향
효율 높고 온실가스 배출 적지만
풀밭 훼손 땐 자연 환경에 독
산비탈 깎으면 재난 위험도 커져
패널 아래 토양 살릴 기술 절실
농지 임대 막고 '햇빛연금' 장려
농촌 생태계 왜곡정책 멈춰야
복거일 사회평론가·소설가
풀밭 훼손 땐 자연 환경에 독
산비탈 깎으면 재난 위험도 커져
패널 아래 토양 살릴 기술 절실
농지 임대 막고 '햇빛연금' 장려
농촌 생태계 왜곡정책 멈춰야
복거일 사회평론가·소설가
이런 변화는 인류가 지구의 지배적 종이 돼 다른 종을 밀어내는 데서 나온다. 등성이에서 멈춰 콘크리트로 덮인 시내를 돌아보면, 인류세 대멸종(Anthropocene Extinction)이란 말이 무겁게 얹힌다. 인류가 지배적 종이 된 뒤 멸종 속도가 배경 멸종 속도보다 100배 내지 1000배 높아졌다는 뜻이 담겼다.
문명이 발전하고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이런 경향은 가속될 것이다. 로마 제국의 원형극장 유적은 230개가량 된다. 지금 우리나라의 갖가지 운동장, 경기장, 스키장, 골프장을 합치면 로마 제국의 경기장들보다 적지 않을 것이다.
건강한 토양엔 많은 미생물이 산다. 찻숟가락 하나에 담긴 건강한 토양엔 미생물 60억 마리가 산다. 건강한 온대 토양 1㎥엔 지렁이 300마리, 톡토기 5만 마리, 진드기 10만 마리, 선충 500만 마리가 산다. 아울러 토양은 탄소를 많이 저장해서 지구 온난화를 늦춘다.
이런 깨달음은 토양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토양을 보호하려면 먼저 풀밭을 보호해야 한다. 풀밭엔 많은 벌레들이 살아서 건강한 생태계를 이룬다. 곤충과 풀이 공생하고 토양 속의 많은 미생물이 그런 공생을 떠받친다. 종의 다양성은 건강한 생태계에 긴요하므로, 도시와 도로로 고립된 풀밭들을 연결해 벌레들이 이동할 수 있도록 하려는 시도까지 나왔다.
건강한 토양에 대한 위협은 도시화가 가장 근본적인 요인이다. 제초제와 살충제 같은 농약은 종들의 다양성에 직접적 해를 입힌다. 근년엔 태양광 발전이 건강한 토양에 대한 재앙으로 등장했다. 안타깝게도 태양광 발전이 환경 친화적이라는 주장이 널리 퍼져 비합리적 정책을 부른다.
태양광 발전은 효율적이고 생애 온난화 가스 배출이 적으므로, 앞으로도 확대될 것이다. 특히 건물 옥상이나 사막에 설치하는 것은 합리적이다. 그러나 토양의 보존이 중요한 농지나 풀밭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것은 얘기가 다르다. 특히 산비탈을 깎아내고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하는 것은 재앙을 부른다.
문제의 핵심은 패널 바로 아래 땅이 불모지가 된다는 사정이다. 따라서 그 땅이 풍요로운 토양을 지니도록 하는 것이 정책의 목표가 돼야 한다. 다행히 연구와 투자가 이뤄지면, 그곳에도 토양이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그런 시도에 실제로 성공한 사례들이 간간 들린다.
이번에 정부가 경자유전(耕者有田)을 내세우면서 농지 임대의 규제에 나섰다. 농사가 기본 산업이었고 농민이 신분이었던 옛 사회에서 논의된 이상을, 그나마 실현된 적이 없었던 정책을, 현대 농업에 적용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찬찬히 생각해보면, 농사 지으려는 사람이 자신의 계획에 맞는 농지를 쉽게 빌릴 수 있는 시장경제 질서에서 ‘농사 지으려는 사람이 땅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경자유전의 뜻이 제대로 실현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농지에서 태양광 발전을 하면 소득이 높아진다고 정부는 선전한다. 안정적 전력 공급에 필수적인 원자력 발전소 건설엔 소극적이면서 태양광 발전에 집착하는 모습이 석연치 않다. 태양광 발전이 늘어날수록 중국에 대한 산업적 의존도가 높아지고 안보에 대한 위협이 커진다는 점도 있다.
태양광 패널 바로 아래에 다양한 생명체들이 깃든 토양이 유지될 수 있다면, 어지러운 정부 정책이 합리적으로 정리될 것이다. 먼저, 정부는 경자유전의 구호를 버려서 농지 소유자들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일을 그쳐야 한다. 농지 임대차가 자유로운 경제 질서가 실은 ‘경자유전’의 이상을 실현한 경제 질서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생태친화적 태양광 발전소의 청사진을 제시해 태양광 발전의 폐해를 줄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