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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칼럼] 청년 저항과 세대 혁명의 제도화
佛·네팔 등 곳곳에서 Z세대 시위
취업난·고금리에 미래 기대 흔들
이상보다 생존…영리한 현실주의자
의대 증원 놓고 스승·제자 충돌
청년도 밥그릇 싸움의 예외 아냐
기득권 장벽 허무는 개혁 나서야
김태윤 한양대 정책과학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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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도 밥그릇 싸움의 예외 아냐
기득권 장벽 허무는 개혁 나서야
김태윤 한양대 정책과학대학 교수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 첫째, 청년이 현실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과거 청년이 순수한 이상주의자였다면 정보가 넘쳐나는 지금의 청년은 영리한 현실주의자다. 과거의 청년은 미래를 꿈꿨지만 오늘의 청년은 미래를 계산한다. 꿈은 기다릴 수 있어도 생존은 기다릴 수 없다.
둘째, 청년의 미래가 너무 암울하다. 세계적으로 불황, 고금리, 청년 일자리 고갈을 겪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세계 청년 실업자는 6700만 명으로 다시 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9월 청년 취업자가 14만7000명 줄어 47개월 연속 감소했고 청년 실업률은 9월 기준 4년 만에 가장 높았다. 코스피지수 조정 장세에서 20대 소액 투자자 손실률은 일반 투자자의 세 배가 넘었다고 한다. 생존의 문제다.
셋째, 과거 저항의 결과가 결코 선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혁명은 그저 기득권 교체로 끝났다. 쿠바 청년 혁명가들은 반세기 넘게 권좌를 지킨 독재자가 됐고, 수많은 나라에서 민주화 운동으로 명성을 떨친 이들은 또 다른 기성 정치인이 됐다. 지난해 청년들이 대통령을 몰아낸 마다가스카르에서는 군부가 선거를 2027년 말로 미뤘다.
넷째, 청년도 이해관계에 따라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려 한다. 특히 현대사회에서 이런 저항은 사회 전반에 파국적 결과를 빚는다. 그들이 스마트하고 현실적이어서 사회 병목과 취약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년 전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대한 반발에서 이런 현상이 드디어 드러났다. 가장 거세게 반발한 집단은 의대 재학생과 전공의 등 청년층이었는데 이들은 스승과 선배 의사까지 정면으로 들이받았다. 이해관계의 충돌이었다. 청년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의 요구가 정당한 것도 아니고, 기성세대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기득권이 부당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저항에 대한 기성세대의 대응과 제도가 이런 역학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 의료 체계는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저항할 힘이 있는 집단의 요구만 들어줄 수는 없다. 저항할 통로조차 없는 청년에게도 기회를 여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기득권 포기와 양보, 세대 간 정의를 재정렬하는 시스템, 곧 세대 혁명의 제도화를 해야 한다. 청년을 새로운 기득권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누구도 다음 세대의 기회를 닫아걸지 못하게 해야 한다. 먼저 “우리가 누린 성공의 기회가 너희에게도 보장될 수 있도록 우리가 만든 제도를 바꿀 준비가 돼 있다”고 기성세대가 선언해야 한다. 그 선언은 청년의 자유를 가로막는 기득권 장벽을 허무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진입의 자유, 실패의 자유, 결정의 자유가 그 핵심이다. 청년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유로운 거인으로 탄생하게 하자.
예를 들면 직업면허를 극적으로 완화해 서비스업으로 바꿔야 한다. 노동 규제를 혁파해 청년이 기존 직장인과 경쟁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창업과 직업훈련, 재도전 비용은 사회가 감당하자. 실패하거나 진로를 바꾼 경험도 흠이 아니라 경력으로 인정하는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 인공지능(AI) 구독 바우처는 청년이 도구를 익히고 첫 경력을 쌓도록 돕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도구의 접근성과 함께 그것을 일로 연결할 기회를 열어야 한다.
기득권이 독점하고 있는 결정권도 나눠야 한다. 청년을 국가와 기업의 미래를 결정하는 주체로 세워야 한다. 상징적인 약속도 필요하다. 자원 배분 결정의 주도자이자 기득권을 상징하는 정치 시스템은 근본부터 바꿔야 한다. 국회의원 보수는 근로자 평균 임금 수준으로 낮추고 모든 선출직에 임기 제한을 도입하면 좋은 출발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