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판사 80명으로 구성된 ‘사법 인공지능(AI) 자문단’을 꾸리고 재판 현장의 의견을 AI 개발에 반영한다. 형사사건의 유사 판결을 찾아주는 데서 나아가 판결문에 들어갈 양형 이유의 초안을 작성하고 선고형의 오류를 점검하는 ‘양형 AI’ 구축도 추진한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지난달 16일 사법 AI 자문단에 참가할 법관 80명을 선정한 데 이어 이달 중 첫 전체 회의를 열 예정이다. 자문단장은 사법부 AI 위원회 주무 위원인 권창환 수원지법 안산지원 부장판사가 맡았다. 지난 4월 사법부 AI 위원회 회의에서 자문 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계기로 구성됐다. 활동 기간은 내년 12월까지다.

자문단은 재판지원 AI, 양형 AI, 형사 심리 유의 사항 AI 및 신규 AI, 관련 법·제도와 가이드라인 등 4개 팀으로 나뉜다. 개발 기능에 대한 의견을 내고 시스템 품질을 평가한다. 법관들이 실제 재판에서 AI를 활용할 때 필요한 수칙 등도 검토한다. 첫 전체 회의에서는 운영 방식과 과제 수행 계획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자문 대상인 양형 AI 사업도 조만간 개발에 들어갈 전망이다. 대법원이 발주한 ‘AI 기반 형사재판 및 양형 지원을 위한 지능형 플랫폼 구축’ 사업은 약 102억원 규모로, LG CNS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지난달 30일 본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양형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양형 정보 데이터베이스와 AI 분석 기반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제안요청서 확인 결과 이 플랫폼에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양형 이유’의 다양한 초안을 제공하는 기능이 담겼다. 판결문 초안에서 형의 종류와 형량, 죄명, 적용법조 등을 추출한 뒤 선고형이 법률상 처단형 범위 안에 있는지 점검하는 기능도 개발 대상이다. 판결문과 공소장 등에서 양형인자와 집행유예 참작 사유를 추출하고, 비슷한 사건의 판결을 검색해 형량 분포를 그래프로 보여주는 기능도 포함됐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