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필선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심필선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시장 신뢰는 부실기업을 빨리 퇴출하는 데서만 생기지 않습니다. 억울하게 퇴출당하는 기업이 없다는 믿음도 중요합니다.”(심필선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시가총액이 낮다고 회생 불가능한 기업은 아닙니다. 재무 상태와 영업실적을 함께 봐야 합니다.”(남광민 법무법인 린 회계사)

심 변호사와 남 회계사는 지난달 3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업이 회복 가능성을 소명할 기회와 실질적인 개선기간을 보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두 사람은 각각 케이엠제약과 주연테크의 상장폐지 대응을 맡아 지난달 법원에서 상장폐지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인용 결정을 받았다. 두 사람이 속한 로펌은 이달 합병을 앞두고 있다.

남광민 법무법인 린 회계사
남광민 법무법인 린 회계사
거래소는 부실기업의 신속한 퇴출을 위해 당초 내년부터 적용하려던 시총 기준인 코스피 300억원·코스닥 200억원을 올해 7월로 앞당겨 시행하고, 시총 회복 요건도 강화했다. 그러나 지난달 법원의 가처분 인용 이후 시총 미달에 따른 후속 상장폐지 절차를 유예하되 관리종목 지정은 유지하기로 했다.

심 변호사는 시총 기준 자체보다 절차의 불균형에 집중했다. 그는 “퇴출 기준을 크게 높이면서도 기업이 의견을 말하거나 이의를 제기할 통로를 마련하지 않았다”며 “적용 시기까지 앞당겨 기업의 준비 시간을 줄였다”고 지적했다. 남 회계사는 관리종목 지정의 역효과를 짚었다. 그는 “문제를 개선하라는 경고가 오히려 개선을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관리종목 지정으로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면 주가가 내려가 시총 기준 충족이 더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그는 “투자자를 확보한 뒤에도 투자 유치에 몇 달이 걸릴 수 있다”며 충분한 개선기간을 강조했다.

상장폐지 절차가 멈춰도 기업의 부담은 남는다. 심 변호사는 “사채나 대출 계약에 따라 관리종목 지정이 조기상환 사유가 될 수 있다”며 “경고 조치가 자금줄을 끊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 회계사도 “낙인 효과를 둔 채 시간만 더 주는 것으로는 충분한 회복 기회를 보장하기 어렵다”고 했다.

합병 이후에는 협업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남 회계사는 “린 상장자문팀의 데이터와 분석을 대륙아주의 기업 자문 역량과 결합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심 변호사는 “분쟁이 생긴 뒤 대응하는 것을 넘어 규정 변화 단계부터 기업과 함께 대비하는 서비스가 가능해진다”며 “상장 준비부터 지배구조와 자금조달 자문, 분쟁 대응까지 한 팀에서 연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승우/김유진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