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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재산 관리하는 신탁회사…대법 "유류분 반환의무 없다"
"사후 수익자가 유류분 반환"
고객의 재산을 맡아 관리하는 신탁회사는 유류분 반환 의무가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A씨가 하나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에서 지난달 원고 패소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의 아버지인 B씨(고인)가 2020년 6월 하나은행과 유언대용신탁 계약을 맺고 오피스텔과 다가구주택 등의 재산을 위탁하면서 이번 분쟁이 시작됐다. B씨는 사후 다른 자녀인 C씨가 자신이 맡긴 재산 전부를 받도록 설계했다.
2021년 5월 B씨가 사망하자 A씨는 하나은행(주위적 피고)과 C씨(예비적 피고)를 대상으로 유류분 반환 소송을 냈다. 유류분이란 부모 등 피상속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상속인이 받을 수 있는 유산의 최소 비율을 뜻한다. A씨는 신탁 계약에 따라 B씨의 부동산이 하나은행에 증여 또는 무상 처분돼 자신의 권리가 침해된 만큼, 하나은행 측에 유류분 반환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은행은 단순히 신탁 재산을 관리하며 신탁 보수를 받았을 뿐이라는 취지에서다. 1심 재판부는 “신탁법은 신탁 재산을 수탁자(하나은행)의 고유재산과 독립된 재산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명의가 하나은행으로 옮겨졌더라도 언제든 신탁 계약을 종료할 수 있는 위탁자(B씨)가 신탁 재산을 사실상 지배했다고 봐야 하며, 상속 개시 이후 실질적 이익을 얻은 사람은 사후수익자(C씨)라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항소심 재판부도 “부동산 소유권이 신탁 계약에 따라 피고(하나은행)에 이전됐다 하더라도, 이를 두고 망인(B씨)이 피고에게 부동산을 증여했다거나 무상 처분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지난달 원고의 상고를 심리불속행 기각하며 원심을 확정했다. 하나은행을 대리한 김상훈 법무법인 트러스트 변호사는 “수탁자인 금융회사는 유류분 반환 의무자가 아니라는 첫 대법원 판단”이라고 밝혔다.
다만 법원은 하나은행의 유류분 반환 의무에 대한 판단과 별개로 사후수익자인 C씨에게 유류분 반환을 명령했다. 유언대용신탁이 본질적으로 사인 증여 내지 재산승계의 성질을 갖는다고 보고, 신탁 재산을 유류분 계산의 기초 재산에 포함한 것이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A씨의 아버지인 B씨(고인)가 2020년 6월 하나은행과 유언대용신탁 계약을 맺고 오피스텔과 다가구주택 등의 재산을 위탁하면서 이번 분쟁이 시작됐다. B씨는 사후 다른 자녀인 C씨가 자신이 맡긴 재산 전부를 받도록 설계했다.
2021년 5월 B씨가 사망하자 A씨는 하나은행(주위적 피고)과 C씨(예비적 피고)를 대상으로 유류분 반환 소송을 냈다. 유류분이란 부모 등 피상속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상속인이 받을 수 있는 유산의 최소 비율을 뜻한다. A씨는 신탁 계약에 따라 B씨의 부동산이 하나은행에 증여 또는 무상 처분돼 자신의 권리가 침해된 만큼, 하나은행 측에 유류분 반환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은행은 단순히 신탁 재산을 관리하며 신탁 보수를 받았을 뿐이라는 취지에서다. 1심 재판부는 “신탁법은 신탁 재산을 수탁자(하나은행)의 고유재산과 독립된 재산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명의가 하나은행으로 옮겨졌더라도 언제든 신탁 계약을 종료할 수 있는 위탁자(B씨)가 신탁 재산을 사실상 지배했다고 봐야 하며, 상속 개시 이후 실질적 이익을 얻은 사람은 사후수익자(C씨)라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항소심 재판부도 “부동산 소유권이 신탁 계약에 따라 피고(하나은행)에 이전됐다 하더라도, 이를 두고 망인(B씨)이 피고에게 부동산을 증여했다거나 무상 처분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지난달 원고의 상고를 심리불속행 기각하며 원심을 확정했다. 하나은행을 대리한 김상훈 법무법인 트러스트 변호사는 “수탁자인 금융회사는 유류분 반환 의무자가 아니라는 첫 대법원 판단”이라고 밝혔다.
다만 법원은 하나은행의 유류분 반환 의무에 대한 판단과 별개로 사후수익자인 C씨에게 유류분 반환을 명령했다. 유언대용신탁이 본질적으로 사인 증여 내지 재산승계의 성질을 갖는다고 보고, 신탁 재산을 유류분 계산의 기초 재산에 포함한 것이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