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를 이끈 ‘팀 코리아’의 협업 체제에 균열이 생겼다. 총괄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과 시공 주간사인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이 공사비와 계약 방식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해 시공계약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한수원은 국가계약법에 따라 공개경쟁입찰을 실시해 내년 7월 새 시공사를 구하기로 했다.

한수원은 29일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과 진행한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 시공계약 협상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2025년 6월 체코 발주사(EDUⅡ)와 27조원 규모의 주계약을 맺은 뒤 78차례 협의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시공 계약 협상이 결렬됐지만 두산에너빌리티와 이미 체결한 수조원대 주기기 공급 계약은 그대로 유지한다.

협상이 결렬된 건 공사비 산정과 계약 방식을 둘러싼 견해차 때문이다. 한수원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과 마찬가지로 계약 때 정한 금액 내에서 시공사가 리스크를 부담하는 ‘총액확정계약’ 방식을 고수했다. 반면 시공사는 향후 상세설계가 확정된 뒤 늘어나는 시공 물량에 대해 실비를 정산하는 단가 정산 방식을 요구했다.

한수원은 “팀코리아 협력사인 두산에너빌리티(주기기), 한전기술(종합설계) 모두 총액확정계약으로 체결했다”며 “시공계약만 정산 방식으로 체결하면 사업비 증가 리스크를 한수원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고 주장했다. 대우건설 측은 “세계 최초로 짓는 신규 노형(APR1000) 사업에서 설계 권한도 없는 단순 시공사에 설계 변경에 따른 리스크를 떠넘기는 것은 글로벌 스탠더드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한수원은 ‘체코 원전 저가 수주로 인한 시공비 후려치기’ 의혹도 정면 반박했다. 두코바니 5·6호기 계약금액(약 27조원)은 UAE 바라카 원전(2개 호기 기준) 대비 2.62배, 국내 신한울 3·4호기 대비 2.4배 수준이고, 시공비 역시 이전 프로젝트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2027년 4월 건설허가 신청과 2029년 1월 부지정지 착수 등 주요 일정을 맞추기 위해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며 “한수원 판단을 존중한다”고 힘을 실었다. 한수원은 시공사 교체에 따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인허가와 부대설비·중량물 운송로 설계 등 필수 선행 업무를 한수원이 직접 수행하거나 별도 발주하는 투트랙 방식으로 준공 일정을 맞추겠다”고 했다.

김리안/김대훈 기자 knra@hankyung.com